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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겼다' - 기술의 감성적 마케팅 끝판왕

윤크라테스 2018. 2. 9. 08:07

'왓슨이 퀴즈쇼에서 챔피언인 인간 참가자를 모두 이겼다.'

'알파고가 세계 최고 바둑기사 이세돌을 이겼다.'

이런 표현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인공지능에 대한 새로운 기술을 발전시키면 꼭 특정 분야의 인간 챔피언들과 대결을 벌입니다. 그 대결 자체도 큰 뉴스이지만, 만약 인공지능이 그 대결에서 승리한다면 그 영향력은 대단합니다. 한동안 모든 뉴스를 점렴하고, 때로는 정책과 연구, 투자의 방향까지도 좌우합니다. 


[인공지능의 미래(제리 카프란 저)]에서 IBM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왓슨이 퀴즈쇼에 이기는 과정, 이기고 난 후에 IBM의 행보를 설명합니다. 


왓슨의 퀴즈쇼 출연의 성사와 퀴즈쇼에서 우승하기까지:

    • IBM의 팀(연구원 열다섯 명으로 구성)이 7년간 연구

    • 퀴즈 프로그램 제작진과 장기간 협상하여 대결 성사

    • 2011년 1월 14일(2월 방영) 퀴즈쇼에서 켄 제닝스와 브래드 러터를 모두 이김


왓슨이 퀴즈쇼에 이기기 위해 사용한 지식

    • 이키피디아 전체 내용 포함하여 2억 페이지 이상의 데이터베이스 활용

    • 용량은 4테라바이트 상당


보통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겼다'에 주목하는데, 책에 제시된 제프란 교수의 설명을 보고 나면 왓슨은 배우이고, 왓슨의 승리는 무대 위의 이야기로 보이고, 실제 무대 뒤에서는 어떤 연출이 이루어지는지 상상하게 됩니다.


제프란 교수가 보기에 퀴즈에 대한 힌트가 제시되면 인간 참가자와 왓슨은 이렇게 반응했습니다.

'인간 참가자들이 게시판에 제시되는 힌트를 읽는다. vs. 왓슨은 문제가 제시되는 동시에 컴퓨터로 전송받는다.'

여기에서 정보제공 속도차를 고려했는가를 봐야 합니다.


힌트가 나오고 난 후 잠깐의 시간을 인간 참가자와 왓슨은 이렇게 사용했습니다.

'인간 참가자들이 힌트를 읽고 버저를 누를지 말지 결정하며 시간을 쓴다. vs. 왓슨은 그 정답을 검색하는 데 시간을 쓴다.'

즉, 시간 사용 방법이 근본적으로 달랐습니다.


제프란 교수가 보는 왓슨 승리의 비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승리의 비책

    • 즉, 실제로 그 대결에서 거둔 승리의 주요한 원인은 반응 속도가 인간보다 근본적으로 훨씬 빠르다는 사실이다.

    • 물론, 미묘하고 아리송한 힌트에서 답을 찾아내는 왓슨의 능력 자체는 대단한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



이후 IBM의 행보

    • 2014년 왓슨에 사용된 기술을 상업화하기로 결정

    • 왓슨 ‘생태계’ 조성과 발전을 위한 노력 
      - 10억 달러 자금과 개발 생산 인력 2천명 투자하여 신사업 부문 조성
      - 기술 활용 분야: 상업적, 과학적, 국가 운영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적용하도록 한다는 계획 수립


"왓슨이 퀴즈쇼에서 우승했다 = 기계가 인간을 이겼다? 앞으로 기계가 모든 면에서 인간을 압도할 것이다?"

과연 이렇게 봐야 할까요? <뉴욕타임즈> 기사에 실린 페이페이 리(스텐퍼드 인공지능 연구소장)의 말을 보면서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보기에는 전혀 놀랄 일이 아니에요. 

생각해 보세요. 

자동차가 인간보다 더 빨리 달리는 것을 놀랍게 여기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 스텐퍼드 인공지능 연구소장 페이페이 리의 <뉴욕타임즈> 기사에서 


출처: 인공지능의 미래(87-91쪽) / 제리 카플란 / 한스미디어/2017)

다음 책정보: https://goo.gl/bp7NDG




제프란 교수의 말처럼 기술의 성과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를 감성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우리를 여러 제약에 빠지게 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겼다’ 이런 표현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에 대한 신기술이 개발되면 특정 분야의 인간 챔피언과 시합을 벌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시합 성사과정까지도 대단하지만, 만약 이긴다면 그 결과는 대단합니다. 이러한 관심은 정부 투자와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고, 여기에 호기심과 관심, 흥미를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들에게도 또한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졌을 때는요? '역시 아직은 무리였다!'며 대대적인 이슈가 되기는 하지만, 그 이슈는 금방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 기술은 다시 인간을 이길 때까지 보완하고 연마하여 새 시합을 준비합니다. 즉 이길 때까지 인공지능은 인간에 도전합니다.


‘정보’에 덧붙은, 때로는 소설적 상상력에 기반한 불안함을 암시하는 주장과 예측은 때로는 사람들을 기술에 대한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일으킵니다. 보통은 기술에 대한 객관적 정보보다 이러한 정서적 정보를 먼저 접수하게 되고, 매우 깊게 남습니다. 사람들이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이해하여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정적 감정부터 먼저 처리해야 하는데, 이것이 저절로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하는 요즘과 같은 시대에 기술은 이미 저만치 더 발달해 있을 것이고, 또 기술적 격차가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속 신기술의 소비자로 남게 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로 남을 것이냐? 활용할 것이냐? 많이 쏟아지는 단일한 정보보다는 다양한 주장을 담은 정보를 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책 소개

인공지능의 미래(제리 카플란/한스미디어/2017)

다음 책정보: https://goo.gl/bp7N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