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지능정보사회 그리고 교육

인공지능은 정말 추상적인 일을 할 수 없을까?

윤크라테스 2018. 2. 7. 08:07

인공지능 기술과 함께 주로 거론되는 기술로 ‘기계학습’이 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방식으로는 ‘기호 추론 방식’도 있었고, 이것이 초창기 인공지능을 연구하던 방식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 방식의 특징을 알면 지금 인공지능 연구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을 소개하는 매체에서 자주 언급하는 ‘인공지능의 한계’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 이 내용을 위해 참고로 한 책은 [인공지능의 미래(제리 카플란/한스미디어/2017)]입니다. 책의 저자인 카플란 교수에 대해 “스탠퍼드대학교 법정보학센터 교수, 인공지능학자. 학생들에게 컴퓨터 공학과 인공지능의 영향, 윤리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합니다. 카플란 교수는 기술 자체 의미뿐만 아니라 사회 속에서의 의미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서문에 우리 미래는 ‘우리 인간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말하는 데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정말 추상적인 일을 할 수 없을까요? 초창기 인공지능 연구 방식이었던 ‘기호 추론 방식’을 보면서 생각해 봅시다.


기호추론

“기호는 지능적인 행위의 근간이자, 인공 지능의 주요한 논제다···. 

물리적 기호 체계는 시간이 흐르면서 발전하는 기호체계 집합을 만드는 기계다.” 

- 뉴웰과 사이먼

    • 인공지능 초창기 연구 방향은 추론과 논리 방식이었음

    • 이유: 인공지능 분야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1950년에는 디지털 형식으로 저장된 정보와 지식이 너무 적었기 때문

    • 현재도 기호 체계 접근법은 인공지능의 하위 분야인 ‘계획(planning)’ 시스템을 중심으로 여전히 건재함



기호추론 vs. 기계학습


기호추론

    • 추상적인 추론이 필요한 문제

    •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 대체로 기호 추론 접근법이 더 적합


기계학습

    • 감각을 통한 인식이 필요한 상황이나 복잡한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야 하는 과업

    • 인간의 언어나 기호를 활용한 명확한 상징적인 형식으로 담기 어려운 지식과 전문성을 담은 과업

    • 다량의 예를 참고해야 하거나 문제를 직접 다루면서 그 감각을 익혀야 하는 문제에는 기계학습이 더 효과적


그러나 모든 면에서 기계학습이 만능은 아니다.

    • 기계학습이 적합하지 않은 문제가 존재한다.

    •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고, 그저 초기 조건과 여러 가지 제약만 주어진 상황에서 단 한 번 만에 성공해야 하는 과업

    • 예) 컴퓨터 칩 설계


그렇지만 논리와 추론이 필요하다고 예측되는 문제를 기계학습을 적용하여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인공지능의 한계라고 말하는 창의적 문제, 추상적 문제는 바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기계학습'의 한계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왜 기호 추론에서 기계학습으로 관심이 옮겨졌을까요?


초창기 기호 추론 방식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과거 인공지능 연구의 한계, 제한점


1) 컴퓨터 성능

- 인공지능 연구 초기에는 컴퓨터 성능이 관심 있는 분야의 기계학습을 뒷받침할 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다.

- 메모리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2) 자료

- 학습할 수 있는 자료 자체가 턱없이 부족했다.

- 대부분의 정보는 종이 형태였고, 지정된 장소에 가야 구할 수 있었다.

-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도 극히 원시적이거나 아날로그 방식으로 저장되어 있었다.


기호추론에서 기계학습으로 연구 초점이 바뀌게 된 주요한 원인

- 컴퓨터 속도와 메모리 향상

- 물리적인 형태로 저장되었던 데이터의 전자적 형태로의 전환

- 인터넷 발달과 더불어 쉬워진 접근성

- 저비용 고해상도 디지털 센서


출처: 인공지능의 미래(52-82쪽) / 제리 카플란 / 한스미디어/2017)

다음 책정보: https://goo.gl/bp7NDG




기계학습이 급격하게 성과를 이루어내게 된 배경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엄청난 양은 새로운 질을 창조합니다. 압도적인 정보량과 처리 기술이라면 추상화가 필요한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여 해결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보입니다.




표지에 “인공지능의 발전을 보다 나은 미래로 연결하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라는 카피가 있습니다. 


저는 이 카피가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도 또한 바람직한 미래는 인간이 기술 발전을 더 나은 미래로 연결하는 적극적인 목적의식과 실천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카플란 교수는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생각은 별로 앞으로의 삶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듯하다고 느꼈습니다. 


기술적인 지식은 없지만 인공지능 분야에 호기심이 있는 독자들이게 이 중요한 기술에 관한 다양한 주제와 미래의 잠재적인 영향력을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려는 목적에서 기획한 것이다. - 서문에서


연구결과와 예측과 주장이 한데 섞여 ‘정보’라는 이름으로 널리 퍼지는 지금, 기술에 대한 사실이 무엇이고, 이것이 미래에 어떤 잠재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른 미래 기술에 대한 책, 자료, 강연을 볼 때에도 이런 시각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