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지능정보사회 그리고 교육

경쟁할 준비가 끝난 기계, 그러나 우리는...?

윤크라테스 2018. 2. 18. 10:39

빅데이터와 관련된 책을 찾다가 우연히 [검색이 바꿀 미래를 검색하다(스테판 바이츠 지음, ㈜대성 KOREA.COM, 2015년)]라는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 소개에서 ‘8세 때부터 프로그램을 짜기 시작’하였고, ‘하드웨어 설계와 소프트웨어 설계에 모두 능통’하며 ‘기술 변화의 추이와 잠재력을 파악’하는 데도 뛰어나다는 내용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스테판 바이츠가 어떤 분인지 궁금하여 구글에서 검색을 해 봤습니다. 이 책을 쓸 당시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검색 엔진 개발 담당이사로 재직하였지만, 지금은 퇴사하여 Radial Edge사에서 Executive Vice President(EVP, 부사장, 상무)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기술에 정통하고 오랜 기간 동안 기술 방면에 있었던 사람은 기술/기계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했습니다. 스테판 바이츠는 기계를 이렇게 바라봅니다. 


인간의 타고난 한계를 벗어나는 꿈,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여행하고, 일상의 수고를 덜어 내는 꿈을 꾸기 시작한 이래로 시나리오의 중심에는 항상 기계가 있었다.


별안간, 우리는 거의 우연하게도 수많은 혁신의 물줄기가 합류하는 지점에 도달했다. 이 같은 혁신 기술은 그 적용 범위와 영향력을 따로따로 놓고 봐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만, 모두가 연계된다면 그 파급력은 더욱 어마어마하다. 



이러한 기계와 인간의 관계는 어떤 것일까요? 저자는 기계를 인간의 능력을 증강하는 도구로 보고 있습니다.


성능이 향상된 기계도 기계지만, 타고난 한계를 뛰어넘는 인간의 등장이 예견된다.


인류는 수천 년에 걸쳐 기계와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기계와 시스템은 인간이 더 명쾌하게 사고하고,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타고난 감각과 능력을 확장하는 데 이용되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자신의 능력을 증강하는 도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기계(컴퓨터 시스템)와 인간은 각각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기계(컴퓨터 시스템)는 다음과 같은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계는, 특히 컴퓨터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인지적 기능을 수행하는 능력이 인간보다 훨씬 뛰어나다. 

    • 반복 연산

    • 복잡한 규칙과 구조를 정해진 경로대로 실수 없이 따른다.

    • 어머어마한 양의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찾아낸다.

    • 거의 즉각적으로, 거의 무한정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불러온다.

    • 효율적이고 분명한 방식으로 소통한다.

    • 항상 깨어 있되 휴식이 필요하지 않다.



기계의 강점은 인간으로서는 어떻게 해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말하자면 우리 인간의 약점입니다. 그런데 이는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기계나 기술은 인간의 약점을 보강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된 것입니다. 그렇게 설계된 기계나 기술이 인간의 약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실패한 기술입니다. 


또한 기계나 기술을 쓴다는 것은 추가 비용을 지불한다는 의미입니다. 금액은 때로는 어마어마합니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금액을 지불했는데도 기존에 사람이 하던 것보다 효율과 효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 기술은 써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저는 저자가 기술의 강점에 대해 덧붙여 놓은 설명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복잡한 규칙과 구조를 정해진 경로대로 실수 없이 따른다.

기계의 미덕은 일정한 규칙을 명시한 프로그램을 입력하면 거기에 적힌 대로 임무를 수행한다는 데 있다. (...) 컴퓨터는 일하면서 딴짓을 하지도 않고 질문을 던지지도 않는다. 같은 종류의 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할 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해결책을 아주 신속하게 적용하고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항목을 읽으며 우리가 공부하고 일하는 사회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우리 사회가 질문에 대해, 이유를 묻는 행위에 대해, 다른 방법을 찾는 행위에 대해 얼마나 관대한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즉, 다양성을 얼마나 인정하는 가입니다. 


집단에서 이유를 묻거나 남과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면 집단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눈총을 받기도 합니다. 정해진 대로, 예외 없이, 질문 없이 과업을 수행하는 것은 기계가 하는 방식입니다. 앞으로 기계와의 경쟁을 염려하고 있다면, 기계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고 싶다면, 인간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할 것입니다. 



어머어마한 양의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찾아낸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에서 상관관계를 찾아내도록 지시할 수 있다. (...) 인간의 기억 용량은 기억해야 할 수가 백만 단위 근처만 가도 바닥을 드러낸다. 우리는 그림 속에서 동일한 색상 찾기 게임처럼 시각적 패턴과 아날로그 패턴의 짝을 맞추는 데는 능숙하지만, 숫자가 주를 이루를 디지털 패턴을 다루는 데는 맥을 못 춘다.


이 항목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기계는 비교적 동일한 형태의 정보에서 패턴을 찾는 것을 잘 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에 비해 인간은 다양한 형태의 정보에서 패턴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 강점이라는 의미인데, 과연 앞으로도 그럴까 생각하게 됩니다.


예전 아이들은 자라날 때 자연에서 뛰어 놀며 오감으로 사물을 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기도 모르게,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서로 다른 형태의 정보를 서로 변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이에 비해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이 접하는 정보 형태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보통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입니다. 접하는 정보의 양은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많을지 몰라도, 그 형태는 시각과 청각입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접하는 정보의 대부분은 디지털 환경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다시 말하자면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정보들입니다. 이것을 처리하는 방식과 양에 있어서는 컴퓨터가 압도적입니다. 그래서 서구의 IT 리더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어느 정도 자라기 전까지는 디지털 매체를 접하지 못하도록 하고, 오히려 자연에서 다양한 자극을 접하고 경험을 하는 방향으로 교육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거의 즉각적으로, 거의 무한정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불러온다.

컴퓨터는 기계적으로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무한정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고, 수십억 번을 호출해도 완벽하게 정보를 재현하고, 끄집어 낸 적이 거의 없는 정보라도 거의 즉각적으로 해당 정보를 불러온다. 인간은 어떤 사실을 하나 암기해 장기 기억 속에 집어넣으려면 7~10번은 반복해야 하지만 컴퓨터는 한 번만 저장하면 된다.


기계는 ‘저장’하고 인간은 ‘기억’을 합니다. 


구본권씨는 [로봇시대, 인간의 일]에서 ‘저장’과 ‘기억’은 다르다고 했습니다. 기계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저장’했다가 넣었던 그대로 꺼냅니다. 정말 당연합니다. 내가 컴퓨터에 어떤 중요한 문서를 저장했는데 나올 때마다 다른 형태로 불러온다거나, 여러 번 불러오지 않은 문서는 잘 불러와지지 않는다면 큰일입니다. 이 기계는 써서는 안 됩니다.


반면에 인간은 ‘기억’을 할 때마다 정보를 재창조합니다. 구본권씨는 ‘사람에게 기억은 살아 있는 사고 작용’으로 ‘그것을 회상하는 나의 상태와 감정에 따라 매번 다른 경험이 된다’고 했습니다. 시공간이 제한적인 인간에게 기억조차 경험입니다.   



효율적이고 분명한 방식으로 소통한다.

컴퓨터에게 위는 위이고, 아래는 아래를 가리키며, 거짓은 거짓을 의미할 뿐이다. 컴퓨터는 구체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메시지가 확실하게 전달된다. 한 시스템에서 전달한 메시지가 다른 여러 시스템에 분명히 전달되었다고 확신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 처리 작업을 여러 하위 시스템에 나눠서 처리하는 분산 지능이 발생할 수 있다.

이상 출처: [검색이 바꿀 미래를 검색하다(8-17쪽), 스테판 바이츠 지음, 코리아닷컴, 2015년]


예전에 소프트웨어 개발을 할 때 ‘결과가 이상하게 나오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개발자가 ‘이상한데, 이렇게 나올 리가 없는데’라고 말해도, 프로그램 상에 문제가 있던지, 들어간 데이터에 문제가 있던지 둘 중에 하나임이 분명했습니다. 컴퓨터의 분명한 소통 방식에 대해 ‘원인-결과’로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분업과 분산지능으로 설명한 내용을 보며 제 사고를 더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검색이 바꿀 미래를 검색하다(8-17쪽), 스테판 바이츠 지음, 코리아닷컴, 2015년]에서 기계의 강점을 살펴보았습니다. 기계의 강점을 살펴보면서 오히려 지금 시대를 사는, 앞으로의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가 과연 인간의 약점을 대비하여 설계된, 어쩌면 ‘준비된’ 기계에 비해 잘 준비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인간의 강점을 살펴 볼 예정입니다. 



- 책 소개 - 

[검색이 바꿀 미래를 검색하다, 스테판 바이츠 지음, 코리아닷컴, 2015년]

구매 링크: https://goo.gl/yAbDQ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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