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지능정보사회 그리고 교육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질문... '어떤 직업이...?' 보다는 '어떻게 일하는...?'

윤크라테스 2019. 4. 14. 12:39

인공지능 기술로 이것도 한다, 저것도 한다 이런 신문기사를 보면 '기술 발전이 신기하다, 대단하네~'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 한켠에서는 '어.. 그러면 나중에 내가 할 일은 괜찮은건가?'라는 생각에 썩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바둑 경기에서 알파고가 승리한 전후로 해서 '인공지능 시대에 사라질 직업'이라는 기사도 꽤 자주 봤던 기억이 납니다. 의사, 금융인 등 현재 가장 인기 있고 가장 전문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직업들이 다수 포함된 그런 자료들을 보면 기분이 참 복잡미묘해지곤 했습니다.

 

요즘에도 인공지능 시대에는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에 대한 관심이 여전합니다. 현재 교육을 받으며 자라나는 아이들이 마주해야 할 현실인데, 그에 대해 어떤 준비를 시켜야 하나하는 걱정이 크죠. 마주해야 할 미래는 불분명하고 유동적이고, 그게 어느 정도 명확해질 때까지 아이들의 성장을 유보시킬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하지만, 안타깝께도... 미래의 불분명함과 유동성은 앞으로 더욱 커지면 커졌지, 작아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급격한 속도의 변화는 이미 성인인 우리도 겪어왔고, 또 계속 겪어가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의 직업.... 저는 질문이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어떻게 일하는 사람이 살아남을까요?'라고요. 그리고 이것에 관련해서 힌트가 생각나는 경험을 했습니다.

 

 

 

 

 

얼마 전에 머리 커트를 하러 항상 가는 미용실엘 갔습니다. 동네에 있는 작은 미용실인데, 거기 원장님의 솜씨가 아주 일품입니다. 원장님이라고 하면 나이들어보일지 모르지만, 젊은 분입니다. 

 

이번에 해보고 싶은 머리가 있어서 BTS 지민의 사진을 가지고 가서 보여주며 이렇게 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저는 짧은 머리를 좋아하는데, 남자 아이돌의 스타일에 예쁜 스타일이 많더라고요. 원장님이 보고는 잠깐 난감해 하다가, 또 왜 짧게 자르려 하냐고 물었습니다. 여자 손님이 남자 커트를 하는 경우가 드물어서일거예요. 어쨌든 원장님이 잠시 고민을 하더니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정성스런 커트와 펌, 그리고 후속 손질을 마친 후 만난 제 새로운 스타일은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원장님도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어울린다면 만족스러워했죠.

 

저는 그 분이 머리 자르는 모습을 보면서 '헤어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고객이 가져 온 스타일은 보통 연예인의 잘 세팅된 모습이죠. 그 연예인에게 매우 특화된 스타일이고, 공식적 자리에 나오기 위해 전문가의 손길을 다시 한번 거친 스타일입니다. 그런 스타일을 전혀 다른 스타일인 일반인에게 맞게 만들어주는 도전(?)의 일상이죠.

 

이 때 고려해야 할 점이 몇 가지 보이는데요, 우선 고객이 가져온 스타일과 구현된 스타일이 너무 다르면 안 됩니다. 사람이 달라서 다를 수는 있지만, 어느 정도는 비슷한 요소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구현된 스타일이 고객에게 어울려야 하고, 고객을 돋보이게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일상적으로 잘 손질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이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고객이 어떤 스타일을 가져왔을 때 그것을 그 사람에 맞게, 그리고 그 사람이 자기 스스로 잘 손질할 수 있게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는 직업이 바로 헤어 디자이너더라고요. 매일 매 순간이 도전과 창조의 일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장님도 저도 서로 그렇게 수다를 많이 떠는 편은 아니라서 아직 말은 못 했는데, 언제가 그 분에게 꼭 해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원장님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살아남을실 것 같아요. 그것도 아주 '잘'이요."

 

어떤 직업이든 그 일을 하는 목적은 사람에게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비해 사람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또 세분화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서비스를 받기 원하고 또 선택하게 될까요?

 

어떤 직종에도 자신의 일을 매순간 창조적으로 도전적으로 하는 분이 계실테고, 그냥 일상적으로 하시는 분이 계실 겁니다. 어떤 직업이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일하느냐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미래에는 어떻게 일하느냐, 일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대한 중요도는 점점 커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자동화'를 하기까지는 매우 많은 생각을 하지만, 일단 어떤 일이 자동화되고 나면 그 영역에 대해서는 더이상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냥 그것을 받아들이는 거죠. 하지만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자동화된 공정은 나와 같은 종의 '어떤 인간'이 만든 것임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터지기도 합니다.

 

어떤 시스템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던 사람이라면 문제가 발생할 영역을 피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문제를 만났더라도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하고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즉 내 주변의 환경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비판적으로, 반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생각하는 능력, 사고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공지능 시대'.. 라고 말하지만, 이는 단순히 인공지능 기술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술들로 인해 급격히 변화하는 불확실한 미래..라고 이해하는 좋을 것 같고, 이런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니 잘 살기 위해서는 직업의 종류도 중요하겠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어떤 태도로 하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기술이 더 확산되고 우리 삶에 더 은밀하고 자연스럽고 세련되게 침투하는 인공의 환경에 살아가게 될 겁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잘 살기 위해서는 더 인간적으로, 열심히 생각하고, 더 열심히 느끼고, 내가 하는 일과 내 삶에 대한 의미를 더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가 필요하고, 그런 연습을 지금부터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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