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지능정보사회 그리고 교육

'나를 기준'으로 인재상, 역량을 해석하는 방법 (1)

윤크라테스 2019. 8. 2. 09:00

 

전문가들이 말하는 인재상, 역량 등을 살펴 보면 기가 죽게 됩니다. 지금 사는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저 정도 능력은 있어야 하나보다.. 이런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그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의 가지수가 많고, 수준 또한 높아 보입니다. 그래서 그 기준을 놓고 나를 보자면, 나와 비교한다면 하나나 두 가지 정도 비슷한 능력이 있는 듯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기준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확실한 능력도 아니고, '그런 비슷한 게 있을수도 있겠다' 이 정도 느낌이랄까요?

 

타고나기를 비교적 특출난 능력과 역량을 가진 사람, 좋은 환경 덕에 충분한 교육을 받은 사람, 인맥의 덕을 본 사람 등이 있겠지만, 이 또한 일부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평범합니다. 너무나 평범합니다. 급격한 변화가 두렵고, 내가 나를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성공은 둘째 치고, 이 복잡하고 치열한 세상에 적응은 해서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제는 미래의 인재상, 역량 등을 좀 다른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 합니다. 

 

지능정보시대의 핵심인재상에 대해 이재호 외(2018)는 이런 역량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연구는 SW영재상*을 기반 모델로 선정하여 4개 역량, 12개 특성요인, 36개 특성요소에 대해 초안 개발하여 관련 전문가(국내 영재교육, 수과학영재교육, SW영재교육, SW교육 전문가 등 23명)를 대상으로 하는 델파이 조사를 통해 정의하였습니다. 

 

  1. 창의융합 역량: 융합적인 사고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기반으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
  2. 메이킹 역량: 설계역량과 분석역량을 기반으로 주어진 과제를 구현함으로써 결과물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
  3. 전문성 역량: 컴퓨팅사고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추구하며, 특수 학문 분야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역량
  4. 인성 역량: 기업가정신과 사회적 책무의식을 기반으로 자기주도적으로 일처리 하는 역량

 

첫 번째, 창의융합 역량에 대해...

'창의'와 '융합'을 따로 놓고 보더라도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합쳐서 '창의융합' 역량이라고 보면 너무 부담이 됩니다. 자신이 창의적이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마찬가지로 '나 융합에 자신 있어, 융합형 인재야'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준을 바꾸어, 창의융합을 내 수준에서 시작하면 어떨까요?

 

지금 내가 어떤 해결해야 할 일을 마주했을 때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모두 동원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주변 사람이나 포털과 유튜브 검색을 통해서 어떻게든 그 문제를 해결해내겠다는 마인드를 갖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문제에 대해 '이렇게 하면 되겠어'라는 말을 선뜻 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제시하는 답이 틀릴까봐, 너무 허접할까봐 그렇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푸는 문제를 제외하고는 세상에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때로는 효율이 중요하고 때로는 특이함이 중요한 것처럼 그 상황에 가장 알맞은 답이 있을 뿐입니다.

 

가끔은 엄청난 실력자나 전문가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쉽고 간단한 해결책을 내놓아 허무한 감정을 느낀 적 있으시죠? 그런 분들은 오히려 해결책을 제시할 때 '이 정도는 되어야 해!'라는 고정관념이나 강박이 덜하신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 평범하고 일반적인 우리들도 쉽고 간단하더라도 해결책을 제시하는 연습을 계속 하는 것입니다. 내가 아는 것 모르는 것,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동원해서 해결책을 계속 제시해보는 겁니다. 그러다보면 내가 아는 것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고,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의 종류도 많아질 것입니다. 그렇게 점차 나아지는 것입니다.

 

두 번째, 메이킹 역량에 대해..

메이킹 역량에서 핵심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입니다. 즉, 어떤 문제에서 창의융합 역량을 발휘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와 함께 '내가 지금은 처음이라 허접하게 만들었지만, 어떻게 하는 것인지는 알겠다. 필요할 때 좀 더 공부해서 하면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더 좋습니다. 

 

메이킹 역량에서는 결과물 자체의 질보다는 '어떻게든 해냈다'는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결과물의 질이 좋으면 더 좋겠지요. 게다가 우리 사회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큽니다. 그러다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개인의 능력 향상과 자신감에 스스로 초점을 맞추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즉 과정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과정중심 평가가 계속 강조되고 있지만, 체감적으로는 여전히 결과 중심 평가가 훨씬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결과가 과정을 반영한다고 생각했기에 결과 중심 평가가 설득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너무 다양합니다. 모든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평등하게 보고, 그것이 공정하게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입니다. 평가자는 여러 사람의 결과물을 놓고 평가하겠지만, 각 개인에게는 그 결과물을 내기 위해 시도했느냐와 그것을 통해 무엇을 알게 되었느냐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그게 자신에게 남는 것입니다. 

 

메이킹 역량에서 말하는 설계와 분석 역량은 역시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역시 자신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좋을 것입니다. 내가 '가'라는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어떤 결과물을 내야 하지?' '내가 생각하는 그 결과물을 내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생각들이 모두 분석이고 설계입니다. 때로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해답이 스스로 생각이 잘 안 나기도 하고, 만약 생각이 나더라도 머리 안에서 순식간에 흘러가서 본인이 잘 깨닫지 못할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록'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자신이 만들어 내야 할 결과물에 대한 질문을 쓰고, 그 해답을 하나씩 써나가는 것입니다. 바로 해답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첫 질문에서 파생되는 질문을 또 씁니다. 최초의 해답이 나올 때까지 그 과정을 반복해 나갑니다. 그리고 그 해답대로 하나씩 실행해 갑니다. 문제가 얼마나 복잡하고 큰지 여부에 따라 이 과정이 길어질수도 짧아질수도 있을 것입니다. 쉬운 문제는 금방 풀릴 것입니다. 어쨌든 참을성을 가지고 하나씩 하다 보면  첫 결과물이 나올 것이고, 그렇게 결과물을 쌓아나가면서 메이킹 역량으 키워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인 전문성 역량과 인성 역량은 다음 글에서 계속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SW 역재상 관련 논문: 이재호, 장준형, 심재권, 권대용. (2018). 소프트웨어 영재상 정립 연구. 창의정보문화연구, 4(1), 69-81.

참고 논문: 이재호, 장준형. (2018). 지능정보 핵심인재상 정립 연구. 창의정보문화연구, 4(2), 13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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