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앎이야기

많은 일을 힘들지 않게 하려면... "그냥 하자, 일단 하자"

윤크라테스 2019. 4. 4. 18:53

쏟아지는 일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현재까지 내린 제 결론은 이것입니다.

 

때로는 그냥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때에 그냥 하는 것..

 

일이 왜 힘들까요? 제 경우에는 '완벽하게' 해내려는 욕심이 커서 그렇습니다. 그 욕심 때문에 어떤 일을 손에서 쉽게 놓지를 못합니다. 어느 정도 하고 나서는 그 일을 놓고 다른 일을 해야 하는데, 손에 잡은 일을 놓을 수 없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그러다보면... 일이 쌓여가는거죠..

 

그래서 '완벽'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생각했던 완벽은 '절대적 기준'이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습니다. 누가봐도 완벽한 결과물을 내고 싶었습니다. 그것도 제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서요. 이건 불가능이죠.

 

왜 그러냐면... 우선 '절대적 기준' 자체가 모호한 의미입니다. 평가를 의미 있게 하려면 기준이 명확하고 또 의미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인가를 할 때 여러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는데, 그 중에서 내가 평가받고자 하는 그 기준에 더 큰 비중을 두어 집중하게 되는 것이거든요. 뭔가에 뛰어들어서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내가 집중하는 그 기준이 정당한지,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절대적 기준'이란 뭐지?

그게 나에게 의미가 있는건가?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서 절대적 기준을 적용해야 하나?

 

이렇게까지 생각이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 질문.. 그렇다면 나는 내 앞에 있는 일을 어떤 기준에서 해야 하지?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지금 이 상황과 조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양을 정해야겠다' 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피드백을 반영하겠다.' 이렇게 마음 먹으니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타인의 피드백에 대한 제 느낌입니다. '완벽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에는 누군가의 평가가 너무 아팠거든요. 작은 지적이라도 있으면 그게 너무 크게 다가와서 굉장히 방어적으로 상대를 대하곤 했습니다. 작은 지적이라도 있을까봐 매우 전전긍긍하기도 했고요. 

 

그 마음 밑에는 이런 생각이 깔려 있었습니다. '나는 완벽하게 했으니 어떤 누구의 지적도 받지 않겠어.' 이런 생각은 저를 계속 긴장시키고, 저를 고립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습니다. 언제 형성된 것인지 기억나지도 않는... '완벽한 이미지를 통해 모두에게서 인정받겠어'라는 욕구는 수정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인간 세상에서 일이란 일 자체가 목적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일을 매개로 하는 인간 관계가 본질일 때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책의 한 구절을 읽고 크게 공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림자를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자신이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데 필요한 겸손을 얻게 된다. 인간적인 관계가 확고해야 하는 곳이면 어디든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식의 의식적인 인정과 고려이다. 인간적인 관계는 그 바탕을 구별과 완벽에 두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구별과 완벽은 오직 다름을 강조하거나 정반대의 것을 불러낼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관계는 그보다는 결함에, 말하자면 약하고 무기력하고 지지가 필요한 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 완벽은 다른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허약은 다른 것을 필요로 한다. 허약의 경우 지원을 추구하며 파트너를 열등한 지위로 떨어뜨리거나 굴욕감을 느끼게 할 일로 파트너에 맞서지 않는다.

- [무엇이 개인을 이렇게 만드는가], 169-170쪽, 칼 융

 

얼마 전부터 바꾼 새로운 마음가짐... '내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하겠어'는 여러모로 저를 더 유능하고 편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변화된 결과를 말씀드리자면... 일단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게 되었습니다. 대나무 마디가 생기듯 특정 시점에 특정한 결론을 맺으며 제 의견을 정리할 수 있게 된 것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피드백을 구하는 마음이 되면서, 상대방도 저를 좀 더 편안하게 대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 일에 대한 의견을 말할 때나, 제 생각이나 의견을 좀 더 진솔하게 구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사람들에게 도움도 좀 더 쉽게 청할 수 있게 되었고, 예상치 못했던 도움의 손길을 잘 받을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이건 제게 정말 중요한 변화입니다. 왜냐하면 전에는 '사람들은 날 이용하려 하지 돕지는 않아..'라고 생각하곤 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내가 지금 조금 부족하게 처리하더라도 정말 중요한 일이라면 또 다시 조금 다른 모습으로 만나게 된다는 알게 되었습니다. 일이란 이렇게 순차적으로 심화되어 진행되는 것을 알게 되니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전에 '완벽주의'라는 말에 대해서 지인과 대화를 나눈 적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완벽주의'는 

'내가 완벽하다'는 게 아니라

어떤 가상의 절대적 기준을 세워놓고,

거기에 나를 '완벽하게 맞추려는 것'이라고요.

 

이건 자신이 얼마나 완벽한지 여부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단지 나를 얼마나 강압적으로 특정 기준에 맞추려 하는지,  리고 절대적이고 냉엄한 평가를 하는지와 관련있을 뿐입니다. 도대체 이 완벽주의가 어디에서 비롯되었고,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 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것을 알았다면 이제 놓아줄 때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서서히 놓아주고 있답니다.

 

 

글그램 편집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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