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앎이야기

한계, 취약성을 인정하는 게 손해가 아닌 이유

윤크라테스 2019. 7. 4. 09:00

요가를 배우면서 가장 크게 변한 점은 제 한계, 취약성을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용감하거나 자존감이 높아서 제 한계를 인정한 것이 아니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완전 '몸 바보'라서 요가를 배울 때에는 아주 백지입니다. 못하는 게 기본입니다. 제가 있는 그 자리가 바로 제 한계이자 취약 지점입니다. 

 

그런데 한 영역에서 한계와 취약성을 인정하는 경험을 하게 되니, 다른 영역에서도 그게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봤습니다.

 

'나는 왜 내 한계와 취약성을 인정하지 못했나?'

'왜 나는 지금까지 꾸역꾸역 오게 되었나?'

 

지금까지 한계와 취약성을 인정하지 못했던 이유는 그것이 제 약점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약점이니까 그것을 인정하면 제 가치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고, 자연스레 제 자존심과도 연관되었습니다. 일종의 잘못된 연결고리였습니다. 

 

'인간은 완전할 수 없다'

세상에 절대 진리는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이 말만은 절대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완전하다고 할 기준 자체도 상대적인 것이지만 그것은 차치하고, 인간은 완전할 수 없습니다. 즉 누구나 한계와 취약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한계와 취약성의 지점에서 우리는 선택해야 합니다. 그 영역을 열심히 해서 극복할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

 

인간은 태어날 때 각자 할 일이 있다고 합니다. 자신이 해야 할 고유한 일이 있으며, 그 일을 하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일을 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또한 일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태어난 것도 아닙니다. 한계와 취약성을 인정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극한의 지점에서 계속 갈 것인지, 멈출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어떤 일을 하든 한계와 취약성의 지점에 다다르게 됩니다. 내가 하는 그 일이 내 인생에 중요한 일이라면 한계와 취약성을 어떤 노력을 해서든 극복해야 할 것입니다. 한계와 취약성을 인정하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이 또한 노력의 한 방법입니다. 주변의 사랑과 도움은 우리의 성장에 중요한 영양분입니다. 이 과정이 모두 자신의 극복이며 성장입니다. 

 

만약 내 인생에서 꼭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내 일이 아닌 경우에는 그 일은 포기해도 됩니다. 때로는 포기하는 것이 중요한 선택이 되기도 합니다. 성공에 대한 이야기에 많이 언급되는 것처럼 꼭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대부분의 중요하지 않은 일, 내 일이 아닌 일은 포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계와 취약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인정하는 경험을 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연습을 해야 합니다. 내 한계와 취약성을 드러내기에 안전한 환경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주변의 도움도 필요합니다. 

 

제게 어떤 일이 주어지려 할 때 '못 하겠습니다' 이 말을 처음 하기가 너무 힘들더군요. 그런데 용기내어 한 번 말하니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별로 큰 일이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험을 한 후에 주변 사람들이나 연예인들의 인터뷰 등에서 '못한다, 부족하다' 이 말이 달리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전에는 의례히 하는 이야기로 들렸는데, 이제는 '아! 자신의 한계를 나타내는 말이구나'라고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말에 주변 반응을 역시 주의깊게 살피게 되었습니다. 역시 별로 큰 일이 일어나지 않더군요. 보통 '그러시군요' 이렇게 넘어 갔습니다. 

 

못 한다고 인정하는 일에 대해서는 내가 꼭 해야 할 의무가 사라집니다. 만약 내가 원해서 하게 되면 그 일은 덤으로 한 일이 됩니다. 그러니 같은 일을 해도 이득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만약에 하면 덤으로 더 한 일이 되고.. 그러니 한계와 취약성을 인정하는 게 그리 손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공감과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힘과 도움이 된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