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앎이야기

자신의 '규정 속도'를 지키고 계신가요?

윤크라테스 2019. 5. 25. 09:00

비가 많이 오던 어느 주말에 솜이 물에 젖듯이 푹 꺼진 적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누워서 꼼지락거리다가 갑자기 제 속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내 속도로 살고 있는가? 지금 나는 내 속도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빨라.. 너무 빨라.. 요즘 너무 달리고 있었어..'였습니다. 한동안 너무 빨랐기 때문에 그 날 지쳤다..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속도가 있습니다. 자신이 가장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의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적정 속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가 자신의 생활 속에서 실제 달리는 속도가 있습니다. 실제 속도가 자신의 적정 속도에 비교해서 너무 빨라도 너무 늦어도 곤란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각자가 자신의 적정 속도만 고집해서 살 수는 없습니다. 적정 속도에 비교해서 가끔은 빠를수도, 가끔은 느릴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가끔이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나에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속도와 비교해서 거기에 내 속도를 억지로 맞추는 것도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저를 생각해 보면.. 전 그다지 속도가 빠른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운동도 천천히 움직이는 요가를 좋아합니다. 많이 힘들고 피곤할 때에는 정말 천천히 움직입니다. 그럴 때 '이게 내 속도인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제 적정 속도에 비해 너무 과속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쉽게 지치고, 과정에서 충분히 즐기지 못했던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제 속도에 비해 빠르게 무엇인가를 처리하려면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 집중도도 높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긴장을 많이 하게 되겠지요. 이렇게 과하게 열심히 했는데, 평가가 좋지 못하면 기분이 많이 상합니다. 그래서 평가에도 민감해집니다.

 

빠른 것도 이렇게 많은 자원을 쓰게 하는데, 거기에 정확하기까지 하려면 더 많은 자원을 써야 합니다. 자신의 속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뭔가를 처리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과소비입니다. 이런 일은 아주 중요한 때에 가끔은 필요하지만, 자주 있으면 곤란합니다.

 

이제 제 속도를 다시 찾아야겠습니다. 그 말은 지금까지 제가 내던 속도보다 훨씬 늦춰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각각의 일을 처리하는 시간은 더 걸리겠죠. 이래도 제 삶이 괜찮으려면 일을 더 줄이고, 더 단순화해야겠습니다. 왜냐하면 일도 중요하지만, 쉬기도 해야 하고 사람도 만나야 하고 또 다른 경험도 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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