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앎이야기

내가 내 경험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하는 이유에 대하여

윤크라테스 2019. 7. 14. 09:00

 

오랜만에 이력서를 쓰려다보니 빈 공백이 특히나 많아 보입니다. 예전에도 가끔 이런 공백이 신경이 쓰였는데, 나이가 많아지다보니 더 신경이 쓰입니다. 나는 참 열심히 살았고, 노력 많이 했는데.... 내 삶엔 빈틈이라곤 없었는데, 도대체 문서상의 이 공백은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서류에 기록될 수 없는 내용들이 좀 많긴 하지만, 제 삶엔 공백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서에 표현할 수 없는 그 기간을 왜 저는 공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요?

 

그 기간 동안 했던 경험들이 지금 시점에 돈이나 지위로 환산되었다면.. 그래도 그 기간을 공백이라고 여겼을까? 라는 질문에.. '아마 아닐 것 같다.'는 답이 떠오르는 것을 보며, 제가 왜 공백이라고 생각했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이런 제 마음을 확인하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조금 편안해졌습니다. 어쨌든 저를 지속적으로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에 대해 직면을 하게 된 것이고, 그것이 무엇인 줄 이번엔 알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지금까지 원하지 않았고, 추구하지 않았으며, 필요로하지도 않았던 욕망을 계속해서 등에 이고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말입니다. 이제는 정말 내려놓을 때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닥 원하지는 않지만, 원한다고 해서 얻게 될 확률도 어릴 때보다는 훨씬 줄어들었으니 괜히 마음만 불편하게 하는 것이니까요. 

 

오히려 제가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고, 제가 쌓아 온 것들이 도움이 되고 활용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집중을 해봐야겠습니다. 그게 어떤 곳일지, 어떤 방식이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지금까지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되고 싶은 마음으로 살아 왔는데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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