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앎이야기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Reset] by 이적

윤크라테스 2019. 7. 21. 09:00

 

이 노래 한 번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신나면서도 또 용기를 주는 곡입니다. 

 

https://youtu.be/Ug0M6SFfqQ8

 

유희열씨가 만들고 이적씨가 부른 [Reset]입니다. 열심히 제 갈 길 가겠다는, 각자 제 갈 길 가자는 노래인데, 제목이 리셋입니다. 노래를 만든 사람도 부르는 사람도 이제 40대이다보니 그냥 시작이나 전진이 아니라 그 앞에 '새로운'이 붙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40여 년의 기간 동안 왔던 길이 있었는데, 지금쯤 어느 지점에 와서 다시 자신을 보는 것입니다. 

 

조금씩 나를 잃어 가고 있어
여기가 난 어딘지 모르겠어
자 떠나야 해 길을 나서야 해
어딜 향해 가는지 몰라도

 

어느 때이건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 분명한 때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바라는 자체가 욕심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기별로 차이는 있습니다. 10대, 20대에 삶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막막함'이라면 40대 정도에는 '지금까지 내가 해온 것이 맞는 걸까, 나다운 걸까'라는 생각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어디서부터 난 잘못됐을까
모든 건 내 맘 같을 수 없잖아
다 지워야 해 살아내야만 해
모두 다 제 갈 길로

 

한 번 뿐인 삶인데, 영화나 음악처럼 다시 되돌릴 수 없는데, 지금이 뭔가 아닌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은 피해가기가 너무 힘듭니다. 그럴 때에도 그런 자신이라도 수용하라고 하고, 사랑하라고 하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더 힘든 사실은... 40대는 아직 한창이라는 겁니다. 이제는 더이상 젊지 않고, 늦은 게 아닌가 싶고, 더이상 기회가 있을까 의심이 드는데, 지금까지 내가 선택했던 것들과 그것으로 인한 결과인 지금의 내가 썩 마땅하게 여겨지지 않는데... 그런데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많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이번부터는 좀 다르게, '제 갈 길로' 가는 겁니다.

 

기다려줘 이 노랠 다 만들 때까지
마지막 코드가 다 끝날 때까지
내 힘껏 기타 다운 스트로크
세상이 다 변한다 해도
내 목소리 몇 번씩 갈라져도
널 위해 노래할게
조금만 더 날 기다려줘

 

저는 이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이 노래를 다 만들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말에서, 그 '노래'가 그냥 노래가 아니라 내가 살아내고 있는 이 삶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곡의 노래는 마지막 소절이 끝나야 완전히 끝이 나듯이, 내가 살고 있는 이 삶도 마지막 순간이 끝나야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 중간에 클라이막스도 있고, 별볼일 없는 순간도 있지만, 그런 것만으로 내 삶을 모두 평가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나는 살고 있고, 내 노래는 아직 만드는 중인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순간순간 너무 평가를 많이 해왔습니다. 이제는 좀 더 기다려야겠습니다. 저에게도 그렇고, 다른 사람에게도 말입니다. 

 

모두 다 날 비웃어도 괜찮아
오늘은 내일 얘긴 그만하자
니가 있어서 기억할 수 있어
모두 다 제자리로

 

'오늘은 내일 얘긴 그만하자' 이 소절을 듣는데, 너무 유희열씨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을 살자, 지금에 집중하자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쉽고도 직접적인 방법은 이 소절처럼 '오늘은 내일 이야기를 그만 하는 것'입니다. 지금 남들이 나를 좀 우습게 보면 어떻습니까? 내일 누군가 나를 비웃을지 모른다는 걱정을 벌써 할 필요가 있을까요? 여기 나오는대로 오늘은 내일 이야기 좀 그만 하고, 그냥 제 자리에서 제 갈 길 가면 될 것 같습니다.

 

다양한 음악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삶'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10대, 20대가 이야기하는 것과 40대, 50대가 하는 이야기는 많이 다릅니다. 저는 제 나이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위인 분들의 이야기도 좋아합니다. 제 나이와 비슷한 분들에게서는 공감대를 느끼고, 저보다 위인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예습을 하는 기분입니다. 노래는 글과는 달라서 감정과 생각이 반응하는 지점과 강도가 확연히 다릅니다. 그 나이가 되면, 그 때가 되면 이런 것을 느끼게 되는 건가? 하는 것은 느끼는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더 깊게 감성적으로 변합니다. 

 

40대 이상이라면 이 곡을 꼭 한 번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라이브로 부르는 동영상도 꼭 한 번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이적씨가 죽자고 노래 부르시는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https://youtu.be/Ug0M6SFfqQ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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