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전공 중년아미의 BTS이야기

멋진 어른이 되어 돌아온.. [Boy With Luv,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y BTS

윤크라테스 2019. 4. 13. 16:19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 Feat. Halsey by bts

 

https://youtu.be/XsX3ATc3FbA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 Feat. Halsey by bts

어제 방탄소년단 신곡 뮤비가 공개된 후 그 반응이 엄청났습니다. 기사로 난 것을 저도 어제 다 겪었습니다. 오후 6시 땡 하기를 기다렸다가 뮤비 보려는데 접속이 되지 않았고, 공개된지 한참이 지나서 좋아요 수가 100만이 넘어가는데 조회수는 45만 언저리인 것 등을요.

 

이번 앨범은 여러모로 역대급인 듯 합니다. 무슨 장르인지 알지 못해도 노래가 너무 좋아서 귀에서 떼놓질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 오후에 뮤비가 접속되기 시작한 뒤부터 외출할 때와 잠잘 때를 빼고는 계속 틀어놓게 됩니다. 새로 볼 때마다 조회수가 업데이트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이기도 합니다. 

 

이번 곡에서는 우선 분위기가 밝아서 좋습니다. '밝아야지' 하는 밝음이 아니라 멤버들 마음에서 우러난 진정한 즐거움이 느껴져서 보고 있는 저도 함께 신이 납니다. 그리고 핑크 양복이라니!! 너무 귀여우면서도 저런 색을 소화하다니 참 대단하다 싶습니다. 

 

이번 춤이 참 좋습니다.  딱 제 취향이에요. 화면 전환이 천천히 되면서 각 멤버들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인 듯 합니다. 동작이 예쁜데 간단해 보여서 '나도 춤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쉽지 않은 걸텐데, 쉽게 보이게 추는 걸 보면 '고수란 저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은 덤이고요.

 

 

 

 

다음으로 가사가 감동적입니다. 특히 '이카루스의 날개'를 언급한 부분이요. 아미들이 달아준 날개를 달고 태양이 있는 더 높은 곳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아미들과 눈을 맞추겠다는 말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어릴 적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이카루스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는 그저.. '에이.. 왜 더 높이 올라갔을까.. 욕심을 좀 버리지.. 안타깝다..' 이렇게만 생각했었거든요. 아주 문학적(?)으로, 아주 단순하게요. 그런데 이 노래의 가사를 들으며, 그리고 요즘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오버랩되며 '이카루스의 날개'가 매우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매우 상징적으로요.

 

성공하기 전에는 성공의 끝이 있을 것 같은데, 하늘에 높이 올라가니 더 높은 곳이 있더라는 말에 '아.. 성공이란 저런 것이구나. 가도가도 끝이 없구나..' 이런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저 더 높은 곳을 향해 계속 달려간다는 건 말 그대로 '끝없는 질주'겠구나. 그냥 생명이 다해 죽을 때까지, 아니면 이카루스의 날개에서 깃털을 붙인 촛농이 녹거나 깃털이 타서 떨어지든지, 어쨌든 타의에 의해 떨어지게 될 때까지 달려가겠구나 싶었습니다. 무엇을 위한 성공인지, 내가 지금까지 이룬 것과 이것을 통해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것이 내 인생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거죠. 방탄의 이번 곡은 그런 의미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개천에서 용났다'고 표현되는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고 난 후 자신이 타고 올라갔던 사다리를 끊어버립니다. 자신의 직계 자손들 말고는 다른 흙수저들이 더이상 올라올 수 없도록 하는 예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됩니다. 얼마전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스카이캐슬'도 그런 내용이었죠.

 

그런데 방탄은 태양을 향해 가지 않고 다시 자신들이 출발했던 여기로 오겠다는 말에 참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심지어 제목도 'Boy with Luv'예요. 예전엔 팬들의 사랑, 주변 사람들의 사랑, 멤버들 서로간의 사랑... 그 사랑 안에서 컸던 방탄이 이제는 무럭무럭 자라 '사랑을 가지고' 자신을 사랑하고 지지해준 사람들에게 돌아왔습니다. 이 내용을 보며 저도 모르게 '다 컸네! 다 컸어!!' 했습니다. 이제 어른이 된 방탄을 보며 왜 제 맘이 뿌듯한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융 심리학을 연구한 제임스 홀리스의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라는 책에서, 사람이 마흔이 되면 제 2의 성인기를 거치게 된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는 그 전까지 자기라고 생각했던 모습을 내려놓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게 된다고 합니다. 

   (관련 게시글: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 이제 조금은 알겠다...)

 

일종의 중년에 겪는 '발달과업'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보통 40대~50대의 삶을 다룬 책들은 이 시기에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고 형성된 자신이 아닌 진정한 자신의 모습, 자신의 목표,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단계를 치열하게 잘 거치면 그 이후로는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며 자신을 온전히 통합해가며 나머지 삶을 살아간다고 말합니다. 방탄은 벌써 20대에 다른 사람들은 40~50대에 하는..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평생 하지 못하기도 하는 그런 발달과업을 달성해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한 20년 빠르네요. ㅎㅎ

 

이번 앨범의 곡을 모두 들으며 방탄이 노래를 이제 제대로 잘 다루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각자 인생의 이정표를 확실히 찍고 제대로 정비해서 하는 것이라, 이제는 음악과 춤과 예술을 완연하게 자신들의 도구로 만들어버린 듯 합니다. 도구를 쓰는데 도구를 쓰는 느낌 없이 그냥 쓰는 그런 경지랄까요? 그래서 예전과는 또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방탄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자신들의 스타일로 맘껏 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그리고 그런 방탄을 보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 방탄의 모습은 제게 희망을 줍니다. 어떤 희망이냐면.. 언젠가 저도 제가 원하는 것을 제 스타일로 제가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입니다. 또한 모든 아미가 그런 희망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이번 뮤비를 계속 돌려보며... 저는 그들이 언제까지나, 자신들이 원하는 음악을, 자신들이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세상 누구든 함께, 그리고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 어디에서든 하기를 바랍니다. 물론 그들은 그렇게 할 것이고,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을 축복합니다. 그들을 향한 축복이 저를 향한 축복으로 느껴집니다. 이 축복은 또한 그들을 좋아하고 지지하는 사람들 모두를 위한 축복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방탄이 잘 되는 게 정말 좋습니다. 

 

새 뮤비가 업로드 되고, 이런 흥분과 감동의 순간을 세상 다른 아미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기쁘고 또 감사합니다. 

 

https://bts.ibighit.com/kor/discography/detail/map_of_the_soul-persona.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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