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전공 중년아미의 BTS이야기

내 모습으로 작은 행복을 느끼는 여기가 바로 [Paradise] by BTS

윤크라테스 2019. 4. 10. 09:12

요즘 열심히 듣고 있는 노래 [Paradise]입니다.

 

https://youtu.be/obH7iPDAn2Q

방탄소년단, BTS - [Paradise]

 

제목만 듣고서는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습니다. 뭔가 따뜻하고 환상적인 느낌의 노래려나? 했는데, 처음 접했을 때 어두운 분위기라 쉽게 시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첫 소절 가사를 듣다가 곡 내용이 궁금해졌습니다. 가사를 통해 알게된 이 노래는 '꿈'에 대한 이야기인데, 좀 다른 방향에서 쓰여진 곡이었습니다.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입니다.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질문이 "네 꿈이 뭐야?" 라고 합니다. 저는 학생들이 왜 싫어하는지 좀 알 것 같습니다. 우선 질문이 어렵고 모호해서 바로 답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마치 다음 가사처럼요.

 

Ah yeah 세상은 욕할 자격이 없네
Yeah 꿈을 꾸는 법이 무엇인지
Yeah 가르쳐 준 적도 없기에

학생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기 전에, 다양한 꿈을 꾸는 어른들이 먼저 세상에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효과가 좋은 교육은 바로 '모방'이거든요. 사회에서 좋다고 하는 건 안정된 직장이고, 그들이 가장 부러워 하는 건 노력에 비해 돈을 많이 버는 것인데 이런 것이 모두의 공통된 꿈이라고 하기엔... '꿈'의 원래 정의와 많이 다른 것 같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이 질문이 어려운 이유는, 어떤 답을 하든 별로 좋은 결과를 얻기가 힘들다는 걸 학생들은 알기 때문일 겁니다. 꿈이 없다고 하면 왜 꿈이 없냐고 일장 연설을 들어야 할테고, 꿈이 있다고 있다고 하려면 '진짜 꿈을 이야기해야 해? 아님 어른들이 바라는 대답을 해야 해?' 이런 생각이 들 겁니다.

I don't have a dream
꿈을 꾸는 게 때론 무섭네 그냥 이렇게 
살아가는 게 살아남는 게 이게 나에겐 작은 꿈인데
꿈을 꾸는 게 꿈을 쥐는 게 숨을 쉬는 게 때론 버겁네
누군 이렇게 누군 저렇게 산다면서 세상은 내게 욕을 퍼붓네

아... 정말.... '꿈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렇게 적나라하게, 적절하게 표현하다니... 들을 때마다 무릎을 치고 있습니다. 대박이다... 나도 그랬는데... 이런 생각이 절로 듭니다.

 

멈춰서도 괜찮아
아무 이유도 모르는 채 달릴 필요 없어
꿈이 없어도 괜찮아
잠시 행복을 느낄 네 순간들이 있다면

이 후렴 부분이 매우 와 닿았습니다. 

 

현대를 사는 누구나 다 바쁩니다. 그런데 왜 바쁘냐고 물어보면 누구나 거기에 딱 부러지는 답을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렇지만 누구도 쉽게 멈출 방법을 찾지는 못하는 듯 합니다. 누군가 '멈춰도 돼, 그렇게 바쁠 필요 없어'라고 말해주면 좋겠는데...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왠지 바쁘지 않으면, 내달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로 주변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마치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런 비유와 같을지도 모릅니다. "이 산이 아닌가벼..."

 

우리는 의미 없는 질주를 멈추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몸이 아프든 마음이 아프든...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나중에 아프고 병들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바로 이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누구인가? 이렇게 서둘러 어디로 가려는 것인가?"

[걱정 많은 당신이 씩씩하게 사는 법], 데이비드 시버리
그대 앞에 수많은 길들이 열려 있을 때, 그리고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되는대로 아무 길이나 들어서지 말고 가만히 앉아서 기다려라. 그대가 세상에 나오던 날 내쉬었던 깊은 숨을 기다리고 또 기다려라. 그대 마음 속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그러다 마음이 그대에게 이야기할 때, 마음 가는 곳으로 가라. (수산나 타마로)

[걱정 많은 당신이 씩씩하게 사는 법], 데이비드 시버리

 

 

 

 

 

또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은 다음입니다.

꿈의 이름이 달라도 괜찮아
다음달에 노트북 사는 거
아니면 그냥 먹고 자는 거
암것도 안 하는데 돈이 많은 거
꿈이 뭐 거창한 거라고
그냥 아무나 되라고
We deserve a life
뭐가 크건 작건 그냥 너는 너잖어

 

요즘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꾸준히 듣고 있는데, 질문 중에 '본인의 그릇'에 대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내가 큰 사람인가, 작은 사람인가 여부가 자신의 자존감과 자기 가치에 영향을 많이 주기도 하는데, 스님은 손에 물컵을 들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컵이 커요? 작아요?"

 

질문자가 크다던지, 작다던지 하면서 답을 하면, 다른 어떤 물건을 함께 들고 다시 질문을 하십니다.

"이 컵이 이것에 비해 커요? 작아요?"

 

그리고 또 다른 물건과 함께 다시 질문을 하십니다.

"이 컵이 이것에 비해 커요? 작아요?"

 

스님이 결국 하시고 싶은 말씀은 세상에 큰 것도 없고 작은 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다 상대적인 거고, 다 자신의 모습대로 쓰임이 있다는 겁니다. 그 말씀이 맞습니다. 여기 가사 처럼 "뭐가 크건 작건 그냥 너는 너"입니다. 자신의 꿈이 크건 작건, 돈을 많이 벌건 그렇지 않건, 내가 크게 이뤘던 그렇지 않던... 나는 나고, 너는 너입니다. 그냥 자기 모습대로 자기 그릇대로 자기 상황과 처지에 맞는 자신의 꿈을 꾸고 그것을 추구하며 살면 되는 겁니다.

 

저도 세상이 저를 그렇게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습니다. 내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던, 무슨 일을 하고 있던, 어떤 성과를 냈던, 그냥 나라는 존재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고 생각한 적이 많습니다. 나를 대하는 사람들이 내가 하는 생각과 내가 느끼는 감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공감을 해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곤 했습니다.

 

Stop runnin' for nothin' my friend
Now 어리석은 경주를 끝내
Stop runnin' for nothin' my friend
네가 내뱉는 모든 호흡은 이미 낙원에

어느 순간 달리기를 멈추겠다고 결심한 그 때부터, 다른 사람이 지시하는 목표와 속도가 아니라, 내가 정하는 목표와 내 속도로 움직이겠다고 결심하는 그 순간부터 진짜 자신의 삶이 시작된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주변의 간섭과 질타가 만만치는 않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 그 무엇에도 강제되지 않고 살 권리가 있다. 그러나 세상이 정한 규범이나 나보다 몇 계단 높은 위치에 있는 인간들의 요구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채 온전히 자유를 만끽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 [걱정 많은 당신이 씩씩하게 사는 법], 데이비드 시버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을 맞이하는 사람들을 많이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계기는 다양합니다. 자신의 의지에 의해 멈추는 사람이 있고, 갑자기 아프거나 사고를 당해서 그러기도 하고요, 때로는 나이가 들어서 자신의 삶에 대해 되돌아보면서 그렇게 하기도 합니다. 

 

어떤 경로와 계기를 통해서든 모두가 자신만의 꿈을 가지고 행복하게 자신 [Paradise]에서 자신의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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