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공부&연구 이야기

연구 주제... 새로운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해..

윤크라테스 2020. 2. 26. 09:00

저희 실험실 논문 세미나를 했는데, 이제 졸업을 한 학기 앞 둔 석사생들이 있어 그 학생들이 자신의 학위논문에 대해 발표를 했어요. 

교수님께서 이렇게 질문하셨어요.
"자네 논문에서 새로운 점이 무엇인가?"

 

그 질문에 대해서 보통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제 논문은 이런이런 점에서 새로운 논문입니다."
"예전에 A, B, C라는 연구가 있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교수님들은 또 이렇게 질문합니다.
"새롭다고 해서 다 의미가 있는 건가?"


왜냐하면 새롭다고 해서 다 의미가 있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다루어지지 않은 이유가 있는지 찾아봐야 하는 거죠.

 

 


이것은 일상에서도 사례를 찾을 수 있어요. 어떤 물건이 새롭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것을 꼭 쓰진 않습니다. 나온지 아주 오래 되었지만 꾸준히 사용되는 물건도 있고, 또 어떤 물건은 기존의 어떤 부분을 새롭게 잘 바꿨기 때문에 기존의 것을 대체하기도 합니다. 반면에 아주 신기하고 새로운 물건이지만 오히려 불편하고 예전 방식에 비해 그다지 쓸모가 있지 않아서 제품으로서 의미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논문에서도 그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주제에 대해 그와 같은 문제 의식이 필요합니다. 연구에서 물론 새로운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그 새로운이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연구자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너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의미가 있는가, 기여하는 바가 있는가?"
라는 교수님의 질문에 학생이 그 자리에서 바로 답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 하더라도 그 질문은 학생이 논문을 작성하는 동안 계속 가지고 가서 그 답이 최종적으로 논문이 실려야 하고, 심사위원들에게도 그 내용을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제가 됩니다. 

 

 


이것은 저에게도 해당되는 과제라고 생각해요. 지금 저도 학위논문에 대해 계속 생각 중인데
'내가 생각하는, 해보고 싶은 것이 의미가 있는가?'
'누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그 질문에 대한 근거를 계속 모으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논문을 완성해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새로운 연구를 하실 때 그런 질문을 항상 받게 될 거예요. 그 때 당황하고, 말문 막혀 하기보다는 일단 자신이 생각한 범위 내에서 답을 합니다. 만약 대답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나 되물음을 받으면 그에 대한 기록을 하고 그에 대해 더 준비하면 자신의 연구의 타당성과 필요성이 더 탄탄해질 것입니다. 

저희 대학원생들은 '연구'라는 분야에서는 '수습'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연구를 많이 진행하시고 연구 분야에 익숙한 분들이 가지고 계신 당연한 질문이 아직 저희에게는 익숙치 않은 것 같아요. 연구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질문이라 그분들 사이에서는 쉽게 이야기되는 내용이 저희는 아직 초급이고 초보라 더 쉽게 당황하고, 말문 막히고, 얼어버리는 거죠.

그러나 그런 질문을 받고 준비하고 대답하는 과정이 저희가 이 '연구'라는 분야에 익숙해지고 전문가가 되어가는 연습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이런 관점으로 접근하신다면 자신의 성장과 발전에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https://youtu.be/l2hj5Talef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