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저요? [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겁니다] - by 다카다 아키카즈

윤크라테스 2019. 5. 21. 09:00

[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겁니다] - by 다카다 아키카즈

 

도서관에서 책 제목에 있는 '예민'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홀린듯이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실은 저도 '한 예민'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단숨에 읽었습니다. 

 

 

이 책의 부제는 '뇌과학자가 말하는 예민한 사람의 행복 실천법'입니다. 부제에 설명이 되어 있듯이, 예민하신 일본인 과학자가 쓰신 책입니다. 이 분이 여성이신가? 했더니 남성분이었습니다. 1935년 생이시고 일본인이십니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성정체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더 강했을텐데, 이 분이 많이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예민한 것'은 성격적 결함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타고난 '기질'이라고 합니다. 기질은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질은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그냥 그런 것'입니다. 그런데 예민한 기질을 타고난 사람은 전체 인구에서 20% 정도라고 합니다. 20%라고 하면 얼핏 보기에 많은 듯 하지만, 5명 있으면 나 혼자 예민한 겁니다. 즉 생각보다 드문 기질인 셈이지요. 만약 본인이 좀 예민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고, 그래서 그런지 세상 사는 게 좀 힘들고 피곤하게 여겨진다면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책 서두에 본인이 예민한지 여부에 대한 간단한 테스트가 있습니다. 저도 재미 삼아 해봤는데... 저는 아주~ 예민한 사람이었더군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책의 내용이 남의 얘기 같지 않았습니다. 책 중간중간에 박사님이 '우리같이 예민한 사람들은...' 하실 때마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기도 했으까요.

 

본인이 만약 예민한 기질을 타고났다고 생각한다면 해야 할 일에 대해 책을 보면서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본인이 예민한 것을 인정한다.

2. 본인을 보호하고 보살피며 사는 습관을 가진다.

3. 본인의 예민한 기질이 장점이 되는 일을 찾고 그 일을 한다. 

 

이제 하나하나 관련 내용을 보겠습니다.

 

 

 

 

 

1. 본인이 예민한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본인이 스스로 느끼기에 예민하다고 생각하고,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 이질감을 느낄 때가 있다면 이제 '난 예민하구나.. 예민한 기질을 가지고 있구나..' 이렇게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가 남과 어떤 점에서 큰 차이가 있는지를 스스로 알아야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뭔가 다르다는 이유로 공격받기 쉽다.
상대방의 공격을 그저 묵묵히 견딜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회피해야 한다. 피하는 것을 수동적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그저 참는 것과 잘 피하는 것은 다르다. (45쪽)

 

뭔가 다르다는 것은 주목받기 쉽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내 언행에 대한 상대방의 피드백은 때로는 거칠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선은 상대방이 정말 공격을 하는 경우가 있고, 다음으로 예민한 기질의 사람들은 같은 자극도 더 깊고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럴 때에는 적극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다행히 예민한 사람들은 눈치가 빨라서 좀 이상하다 싶은 것들을 금방 느낍니다. 그럴 때에는 슬쩍 피하는 것도 삶의 지혜입니다. 

 

예민한 특질이 힘들고 피곤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내용처럼 보다 깊고 크게 느끼기 때문에 그로 인한 장점도 있습니다. 

 

예민한 사람은 사소한 차이에도 잘 반응하며 그것을 표현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예민하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 없는 것, 보이지 않는 세계가 예민한 사람한테는 잘 보인다. (...)
예민하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적극적으로 즐기기 바란다. (84쪽)

 

저는 이 내용에 매우 깊이 공감합니다. 제가 이런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이디어에 관련된 일과 같이 창조적인 일을 하시는 분들은 예민하시다면 매우 큰 장점을 가지고 계신 겁니다. 같은 것을 봐도 깊이가 깊어지면 보는 내용과 해석이 달라지고, 같은 것도 깊이 느끼면 표현하는 내용과 방식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음악을 들을 때 이런 경험을 많이 합니다. 제가 음악을 듣고 다른 분들에게 설명을 해드리면 사람들이 매우 신기해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제가 예민해서 그런 것들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자신을 보호하고, 보살피며 살아가야 합니다. 

 

책에서는 '내 자신을 보호하는 경계선을 만들자.'라고 합니다. 

 

속으로 괜찮다고 주문을 걸고 있다면 그건 이미 괜찮은 상황이 아니다. (...)
예민해지는 것도 이기적으로 해야 한다. 남의 행동에 예민해지지 말고 내 자산에게 예민해져라. 아무쪼록 무리하지 말고 우리 자신을 정성껏, 확실히 돌봐야 한다. (115쪽)

 

이 글을 읽으면서 뜨끔했습니다. 제가 버틸 때 제게 하는 말이 '괜찮다, 괜찮다'였거든요. 제가 곰곰히 생각해 보니, 제가 스스로 이런 말을 할 때에는 제 몸과 마음이 하는 말을 듣지 않겠다는 의미였습니다. 말로는 '괜찮다'지만, 실은 제 몸과 마음의 상태가 어떻든 그냥 어떤 방향으로 가겠다는 고집이었거든요. 과연... 힘들다는 나는 누구이고, 괜찮다는 나는 누구인 것인지... 이런 생각마저 들게 되었습니다. 

 

내가 무엇에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확실히 알지 못하면 무슨 일이든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하기 때문에 사는 게 힘들고 피곤해진다. (110쪽)

 

사람마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대상이 다르다고 합니다. 제 경우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특히 예민합니다. 그래서 일에 관해서는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편인데, 사람 관계에서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의 해답을 찾았습니다.

 

예민한 사람은 자신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확실히 주어졌다면 편안한 소통이 가능하다. (...)
만약에 주변에 '지인'은 많지만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거의 겂거나, 여럿이 함께 노는 경우가 많아도 개인적으로 만나는 상대가 없다면 바로 당신이 예민하기 때문이다. (69쪽)

 

적당히 아는 사람들이 제게 하는 부탁이나, 제게 은근히 미루는 일로 많이 힘들곤 하였습니다. 요즘엔 그런 상황이 느껴지면 그 내용에 대해 분명하게 확인을 하는 형식으로 상황을 정리합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하나요?", "이런 의미인가요?", "제가 언제까지 무엇을 하면 되나요?" 이렇게 확인을 하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정리되고, 때로는 그 일 자체가 없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이게 알고 봤더니 그 상황에서 제 역할을 확실히 정리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것은 몇 번만 연습하면 금방 되는 것이니, 다소 예민하신 분들이라면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얼굴엔 미소를 담고, 가볍게 확인하는 식입니다. 다 아시겠지만요. ^^

 

 

 

 

 

3. 본인의 예민한 기질이 장점이 되는 일을 찾고 그 일을 합니다.

 

예민하지만 빛나는 삶을 사는 사람은 자신의 남다른 예민함을 무기로 삼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단련해온 사람이다. (90쪽)

 

저는 이 글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도 이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예민하지만 빛나는 삶!!' 표현이 너무 멋집니다. 자신이 약하면 자신의 예민함에 오히려 휘둘립니다. 그러나 강해지면 내가 내 예민함을 다룰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민함이 무기가 되기 위해서는 몸도 마음도 강해야 합니다.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예민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상처받고 또 휘둘립니다. 심지어 예민한 사람들은 어떨까요?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운동으로 몸이 건강해지면서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정말로, 진심으로 느꼈습니다. 몸이 건강해지면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커지고 단단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몸이 좋아지는 것 같으니, 제 감정과 생각이 매우 컸으며 제 몸이 그것을 담아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지나니 제 몸의 용량이 커진만큼 감정과 생각도 또 더 풍부해지고 커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예민하신 분들이라면 꼭 운동을 하셔서 건강을 지켜가시기를 바랍니다. 어떤 운동이든 상관없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여러모로 저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예민함, 섬세함에 대한 책을 더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에 대해 잘 알아야 나를 더 좋아할 수 있고, 또 더 행복해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자신이 예민하다 느껴지고, 그게 너무 불편하고 싫게 느껴진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면 위로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섬세한 사람입니다. 

예민하다고 느끼는 당신.. 당신도 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겁니다.

섬세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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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