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이야기

변화의 길목에서 최선의 전략은? @ 김민식 PD 특강

윤크라테스 2019. 6. 25. 09:00

이 클립의 제목이 "부모들이 더 주목해야할 4차산업혁명시대 진짜 공부법 3가지 ('매일 아침 써봤니?' 저자, MBC 김민식 PD)"라서 볼까말까 했습니다. 어디에든 '4차산업혁명시대'라는 수식어를 연결하니, 오히려 다소 진부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민식 PD에 대한 팬심이 있어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의 제목은 [미래형 인재와 창작의 즐거움]입니다.

 

김민식 PD는 미래 인재의 조건으로 '창의성, 역량, 협업 정신' 3가지를 꼽았습니다. 

 

첫 번째, '창의성'에 대해 '자기 안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용기를 좀 더 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창의성을 개발하기 위해 뭘 더 해야한다고 말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서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내가 나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내가 생각한 것을 밖으로 표현했을 때 어떤 피드백을 받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기존에 이루어지던 것과 많이 다른 것을 제시한다면 더 강한 피드백을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내가 나다우며, 그런 나를 드러낼 수 있는 무엇인가를 사람들에게 내놓는다는 것은 내 안에 있는 두려움을 극복한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보통은 그런 위험과 두려움 때문에 그저 무난한 선으로 나를 드러냅니다. 내 안에 독특한 것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다만 드러낼 용기가 조금 부족한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창의성'이 더 쉽게 다가왔습니다. 전에는 내게 창의성이 부족하거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생각을 바꾸게 됐기 때문입니다. 없거나 부족하면 그것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고, 설사 만들어낼 방법이 있다 하더라도 어떻게 찾거나 배워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런데 내 안에 이미 있는데 드러낼 용기가 부족했다고 하니, 그러면 제가 용기를 내면 될 일입니다.

 

생각해 보니 제 경우에도 의견을 냈을 때 이런저런 피드백이 피곤하겠다 생각하면 제 의사를 굳이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그게 편해서 꼭 필요한 경우라고 여겨지지 않으면 저를 잘 표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함정은 '꼭 필요한 경우'라는 생각이 여간해서는 잘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늘 김민식 PD의 강의를 계기로 용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남들이 틀렸다 그러든, 이상하다고 하든 제 안에 있는 것을 끄집어 내어 결과물을 하나씩 만들어보기로 다짐했습니다. 

 

 

두 번째, '역량'에 대해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역량은 '지식+기술+태도'로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이 중에서 앞으로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라고 합니다. 여러 태도 중에 어떤 태도냐면, 어려움을 맞이했을 때 '내탓이다' + '그럼 어떻게 해결하지?'입니다. 김민식 PD는 남탓을 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습니다. 일견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었습니다.

 

원인을 내게 둔다고 해서 '내가 다 잘못했어'라는 식의 자책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현재 일이 이렇게 되었어'라는 현실 인식을 하고, '여기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나와 관련된 상황의 통제권을 자신이 온전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만약에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 '이건 누가 이렇게 해서 이래!'라고 해버리면 내 모든 주의가 내가 탓하는 그 사람에게 가버립니다. 다시 말해, 상황에 대한 통제권을 내가 탓하는 그 사람에게 통채로 줘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이 어떻게 해주기 전까지 이 상황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한편으로는 그 사람을 원망하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그 사람이 무엇인가를 해주기를 원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마음은 몹시 불편하고, 상황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으로 나를 매우 지치게 만듭니다.

 

제가 어렸을 때 이렇게 남탓을 많이 했었음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남탓이 많이 줄었습니다. 일이 생기면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찾지만, 그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그냥 처리해버립니다. 그 상황에 대한 기대와 욕심을 좀 내려놓으면 됩니다. 빨리 포기하거나 간단하게 처리해버려서 끝내버리는 게 훨씬 이득일 때가 많습니다. 

 

 

세 번째, '협업 정신'이 필요한데, '일을 할 때 자신보다 잘난 사람을 모으는 것'이 팁입니다.

김민식 PD는 자신은 '묻어가는 삶'을 산다고 했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 때 글 잘 쓰는 사람에게 대본을 맡기고, 카메라 앵글을 기똥차게 잡는 사람에게 카메라를 맡기고, 자기보다 잘 생긴 사람에게 배역을 맡긴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뒤에서 그들이 신나서 잘 할 수 있게 응원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팁이 마음에 확 다가왔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일을 제가 다 하려고 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렇게 해야하는 줄 알았습니다. 분명히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어느 수준 이상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잘 판단하지 못했고, 만약 제가 못하는 부분을 발견해도 인정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항상 일이 많고, 피곤한 삶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때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실력이 잘 늘지 않고, 성과도 그저 그런 일을 한동안 했던 것을 계기로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같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했을 때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요.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누가 일을 어떻게 하는지 관심 있게 보게 되면서 부탁도 하고, 배우기도 하는 것을 부끄럽지 않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못 하는 것을 못한다고 인정하니 훨씬 마음이 편하고 좋더군요. 이제는 김민식 PD의 말처럼 나보다 잘난 사람들을 모으면서 '묻어가는 삶'을 연습해봐야겠습니다. 

 

 

'4차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다는 제목의 강의를 듣다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뭔가 큰 변화의 시대를 맞이할 것임은 분명한데, 무엇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자고 말하기는 더욱 어렵겠다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가만히 있어야 할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활용되지 않을 것에 대한 투자는 줄이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일종의 '대비'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고, 노력한다고 해서 그에 대한 대가를 충분히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그러다보니, 오리무중인 어떤 기간을 버틸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 의미 있게 여기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일 수 밖에 없겠다고 생각합니다. 나 본연의 자세여야 편안할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어야 어떤 상황이어도 견뎌내고 버텨낼 수 있습니다. 어쨌든 견디고 버티는 게 이기는 것이고 성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변화와 혼돈의 시대일수록 시선을 자신에게 돌리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최고의 전략일 듯 합니다. 

 

https://youtu.be/_UtR9E7BgJ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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