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이야기

어른이 된다는 건 그만큼 고려할 게 많아진다는 것 - 탁현민 @ 다스뵈이다

윤크라테스 2019. 6. 10. 09:09

다스뵈이다에서 탁현민씨가 나온다고 해서 얼른 봤습니다. 탁현민씨의 책 [흔들리며, 흔들거리며]에서 김어준씨와 주진우씨와의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무심하게 내뱉는 듯 말하는 그 장면들이 너무 재밌었거든요. 그래서 이 두 분이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할지 궁금했습니다. 

 

보면서 일단 재밌었습니다.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역시 김어준씨는 타고난 인터뷰어였습니다. 둘의 대화에서 2가지 질문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첫 번째 인상 깊었던 질문은 '가장 슬펐던 행사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다른 질문에서 파생된 질문이었지만, 특유의 짖궂음으로 탁현민씨를 빙글빙글 약(?) 올리면서도 탁현민씨의 가장 대표적 특징이 저절로 드러나게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탁현민씨는 그 질문에 대해 '소방의 날' 행사라고 답하며 그때 상황과 장면에 대해 이야기하며 울컥했습니다. 김어준씨는 그를 막 놀려대다가 이내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을 그렇게 힘들게 했다'고 말하더군요. 

 

저도 탁현민씨의 책과 강연을 들으며 느꼈던 가장 인상 깊었던 특징이 바로 섬세함과 예민함, 그리고 공감 능력과 공감하려는 의지였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몸과 마음의 감각을 모두 열고 상황과 관련된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아마도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온전히 그 상황에 몰두할 것입니다.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고, 그렇게 행사를 다 끝내고 나면 무척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기꺼이 취약한 상태가 되는 것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열고, 몰입하려 하기 때문에  그가 기획했던 행사들에서 '뭔가 다른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인상 깊었던 질문은 '향후 그의 진로'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1년 여 동안 그가 진행한 대통령과 관련된 행사는 모두 해외에도 즉시 송출되었습니다. 그래서 국내외에서 그의 인기는 매우 '핫(hot)'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마치고 청와대를 나왔을 때 국내외에서 유수의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고 합니다. 

 

지난 번 특강에서도 그에게 향후 일정에 대한 질문을 하자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모쪼록 앞으로 큰 실수 안 하고 살았으면 한다' 이 말을 꽤나 여러 번 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중요한 일을 했고, 더 유명해졌습니다. 그리고 그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매우 첨예한 상황 속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때 특강의 이야기와 이번 방송을 보며 그가 이제는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결정할 때 책임감을 느끼고 고려할 게 많아졌다는 의미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방송에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그의 모습에서 그런 것들을 전혀 짐으로 생각하지 않고 감당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런 모습에서 그가 어른으로서 더 멋져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어준씨와 탁현민씨, 둘의 대화는 편안하고 즐거워 보였습니다. 탁현민씨도 매우 편안해 보였습니다. 둘이 정말 친한 게 느껴졌습니다. 40대 중반의 남자가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의 감성에 젖어 울컥 하는 모습, 자신의 삶을 잘 꾸려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다음 번에 또 다스뵈이다에 나온다고 하니 기대되고 또 기다려집니다. 두 분 다 모쪼록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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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UrA97DgQ3eU?t=3384

'탁현민' 인터뷰 부분부터 링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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