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더도 덜도 없이.. [혼자서 완전하게] by 이숙명

윤크라테스 2019. 3. 24. 10:55

[혼자서 완전하게] - 이숙명 지음

 

'더도 덜도 없는 딱 1인분의 삶'

 

결혼을 꼭 하겠다는 생각도, 그렇다고 해서 홀로인 지금에서 벗어나기 위한 열정적인 노력도 없었던 것이 오래지만, 이상하게도 '결혼'에 대해 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멘토를 모신 어떤 모임에서 저는 눈치를 보다가 결혼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분에게서 들은 답은 이렇습니다.

 

1. 자신이 결혼에 적합한 사람인지 살펴볼 것

2. 현재는 삶의 방식, 시스템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 그래서 예전과는 달리 혼자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

 

이 말씀을 듣고 저를 묶고 있던 어떤 끈이 하나 풀린 느낌이었습니다. 저도 어쩔 수 없이 제가 태어나고 자란 시대의 영향을 받고 있었음을 다시 깨달은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돌아와서 '혼자 사는 삶'에 대한 책을 미친듯이 찾았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의 말씀하시는 톤이 저랑 너무 코드가 맞아서 읽다가 실성한 것처럼 큰 소리로 여러 번 웃었습니다. 혼자 있었기 망정이지... 어디 카페나 도서관에 있었다면 주변에서 저를 이상하게 쳐다봤을 것이고,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면 그 사람이 저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했을지도 모릅니다.  ^^;

 

이 책에서 제가 찾은 것은 '홀로 사는 삶' + '40대'였습니다. 저도 모르게 저에게 스며 있던 삶의 방식...을 발견했는데, 이런 것이었나 봅니다.

 

짝이 있는 걸 삶의 기본형으로 보는 시각 (230쪽)

 

- [혼자서 완전하게]

 

그래서 혼자인 제가 주변 다른 사람들의 방식과 달라서 너무 어색하고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언제 할지 모를 결혼을 위해 라이프 스타일의 완성을 지연시키는 것이 미련한 짓이라는 것쯤은 사회적으로 합의가 된 모양이다. (26쪽)

 

- [혼자서 완전하게]

 

저자의 말처럼 저도 꼭 결혼때문은 아닌데 뭔가를 계속 미루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혼자 지금에 대한 제 인식이 어떤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본 적 있었습니다. 언젠가 만날 (이라고 말하면서도 만나질지 어떨지 모를) 어떤 사람을 기다리는 혼자인지, 아니면 그냥 혼자인지... 지금까지는 전자였어요. 그런 기다림이 왠지 모를 불완전함, 불편함을 제게 계속 각인시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 기다림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혼자인데, 별 생각 실험을 제게 다 하는 저입니다.) 참 신기하게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고 지금 제게 더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제 시점이 미래 어딘가에서 지금으로 왔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저자는 혼자 사는 삶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완전한 삶을 위해 누군가의 도움은 필요 없다는 그 느낌이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중요하다. (232쪽)

 

불완전한 타인과의 관계에 의지하지 않고도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중요한 건 바로 그것이다. (237쪽)

 

세상이 무너져도 나는 내 인생 사는 거니까 흔들릴 필요도 없고, (...)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온자서 완전해지기 위한 결정적 주문이다.

' 내 인생 내가 사는 것' (270쪽)

 

- [혼자서 완전하게]

 

 

'혼자', '혼자 사는 삶'에 대해 좀 더 심각해진 계기는 제 나이때문이기도 합니다.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 '혼자 사는 여자'에서 '혼자 사는 중년 여자'로 이행하는 단계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256쪽)

 

- [혼자서 완전하게]

 

역시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되나 봅니다. 책에서 이렇게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에게서 어떤 힌트를 얻게 되다니...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독서의 위대함, 중요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저자가 인터뷰한 40대들의 말에서 지침이 될만한 내용을 많이 발견했습니다.

 

40대는 정리를 해야 하는 기간이다. (...) 인생의 군더더기가 사라진 거다. 그래서 나는 지금 행복하다. 나이 같은 건 생각 안 하는 게 좋다. 난 스스로 30대 후반이라 착각하고 살아서 누가 물어보면 헷갈린다. - 44세 레스토랑 운영자 (260쪽)

 

대두분 불행은 타인과의 비교에서 온다. 40대가 되면 그걸 덜 하게 된다. 젊고 예쁠 때는 그로 인해 갖게 되는 욕심이 많지 않나. 하지만 40대가 되면 현실을 냉정하게 보게 된다. 방황할 시간도 없고, 필요성도 못 느낀다. - 47세 영화감독 (261쪽)

 

- [혼자서 완전하게]

 

흠... 그렇죠. 44세 레스토랑 운영자의 말처럼 나이를 꼭 그렇게 비석에 새기듯이 기억해야 하나요? 왜 그래야 하죠? 제 나이가 이 세상이 돌아가는 데 그렇게 중요한 요소도 아닌 걸요. 이 글을 보며 저도 그렇게, 제가 살고 싶은 그 나이로 살기로 했습니다.

 

47세 영화감독의 말처럼, 지금 제 나이가 되니 저도 제 관심을 온전히 저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남들과의 비교도 없어지고, 온전히 제가 제일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시간이 아깝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청춘의 젊음과 나이에서 오는 싱그러움이 예쁘긴 하지만, 제가 그 나이였을 때를 다시 떠올리면... 사실은 지금이 더 좋습니다. 그 때 미숙함과 세상을 잘 모르는 데서 오는 심적 갈등, 시행착오들을 다시 경험한다는 건...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상입니다. 그래서 건강 등에 대한 자기관리에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제 신체 조건이 가장 최고조일 때만큼일수는 없겠지만, 지금 제 수준에서 가장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에너지가 너무 넘치는 것보다 지금 적정한 게 제가 무리하거나 욕심부리는 것을 덜 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저보다 몇 살 많은 언니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조근조근 듣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약간의 시니컬한 개그와 웃픈 일상사를 곁들인.. 너무 현실적인 조언이랄까요. 이 책을 보면서 제가 꼭 해야겠다고 체크한 게 있습니다. 이것때문에 가장 불안했는데, 그 힌트를 좀 찾았달까요. 지금 당장은 갖추지 못했지만, 서서히 그 조건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인생의 가장 큰 인프라는 돈도 집도 배우자도 애인도 자식도 아닌 좋은 동성 친구들이다. 싱글이라면 더욱 그렇다. (68쪽)

 

- [혼자서 완전하게]

 
혼자인 삶 자체에 대한 생각은 차치하고라도, '나', '내 삶', '내 삶의 의미', '나의 의미' 이런 건 누구에게나 중요한 주제이지 않을까요? 함께 있어도 어차피 '내 인생 내가 사는 것'이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고민과 고비는 자기 스스로 해결해야 할 테니까요. '나 혼자인가?', '외롭네'.. 이런 생각으로 마음 휑하고, 번뇌가 일 때.. 편안하게 웃으며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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