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고 미안하고 좋아해] by 도러시
이 책은 가족, 친구, 연인, 자신에게 하는 고백을 담았습니다.
언젠가 햇살을 받고 길을 걸으며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내게 가장 가까워서 너무 익숙한 존재들이 내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깨달을 수 있다면,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낄 수 있다면, 그리고 그들의 행복에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난 정말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거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여러가지로 얽히게 되고, 그들을 떠올릴 때 정말 순수하게 '아! 좋다!' 이러기가 힘들어집니다. 자라오면서 그들과의 여러 사건(?)이 떠오르며 그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느라 시간을 많이 들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는 또 무엇인가를 흘려보내고, 놓치고 있습니다.
청소년기 이후 부모님에게 독립할 때까지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해 무척이나 애를 씁니다. 그 과정에서 그들에 대한, 그들과의 사건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증폭하거나 왜곡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런 기간을 보내고 이제 안정기에 들면 다시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또 마음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지금까지 내 인연을 다시 보고 가다듬고 가꾸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에 대해 참 감사한 것은 그들이 계속 함께 있기 때문에 제게 다시 기회가 온다는 거예요.
떠나지 않고 계속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18쪽)
이 말처럼 그냥 떠나지 않고 계속 있어줘서 고마운 존재.. 바로 가족입니다.
제가 어떤 다른 책에서 40대, 50대에 하는 중요한 일 중에 부모님과 화해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꼭 그 분들과 크게 다퉈서 화해한다기보다는, 이제 인생의 전환점에서 그 분들을 보던 어릴 적 시각을 벗어나 독립된 인간으로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 그 분들을 바라본다는 의미로 생각됩니다. 장성한 한 인간으로서의 내가 이제 인생을 마무리하시는 인간으로서의 부모님 인생을 존중하고 또 따뜻하게 바라보는 것이죠.
다음 구절들이 제 이런 생각을 잘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약해져버린 부모님을 내가 꼭 안아줄 거예요. (31쪽)
가장 완벽한 부모님은 아니지만
이만큼 마음을 다해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겁니다.
가장 완벽한 부모님은 아니겠지만
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아낌없이 내어주는 사람들입니다. (45쪽)
요즘 이런 생각을 한참 하고 있어서인지 몰라도, 이 책에서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깊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도서관에서 읽다가 울컥하기도 많이 했습니다. ㅠㅠ
그들이 원하는 건 많지 않지만
우리가 주는 건 언제나 그보다 적다 (26쪽)
별로 크지 않은 것들인데, 그렇게 힘들지 않은 것들인데, 난 왜 이렇게 인색할까요? 왜 이리 쑥쓰러운지 모르겠고, 표현 안 해도 어련히 아시겠지.. 이런 생각 하곤 합니다. 이 책에 쓰여진 대로 제 마음안에 아직 그들을 향한 방패를 내려놓지 못했나 봅니다. 어서 내려놓아야지... 이렇게 기도하게 됩니다.
친구에 대해서는 이 구절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76쪽)
그냥 아무 대가 없이 있어줘서 고마운 마음이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기대할 일도, 서운할 일도 없으니까요. 문득 떠오르는 사람, 안부가 궁금한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한 일상이니까요.
사랑, 연애에 대해서는 이것이 좋았습니다.
잘 하는 것만 하려고 하지 마세요.
지금 서툴다고 영영 배울 수 없는 건 아니잖아요.
지금은 사랑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깊은 사랑을 하게 될 거예요. (111쪽)
꼭 사랑이 아니라 다른 무엇이라도 지금 잘 하지 못한다고 해서 단념하지 말자, 지금은 아니라도 언젠가는 하겠지.. 이렇게 마음을 바꾸어 봅니다. 전 약간.. 좀 심하게 이분법적 사고가 있어서 못 하면 아예 안하고 단념하고 그랬거든요. 이제는 좀 흐릿하게 살려고 합니다.
지금은 좀 못해, 지금이란 거지 영영은 아니야.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하겠지..
이렇게 좀 편하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마지막 챕터인 '나'에 대한 고백에 제 마음을 울리는 글귀들이 참 많았습니다.
모든 과거에 고마워.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줘서. (122쪽)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나/ 빠짐없이 남김없이 모두다 나" 방탄의 [Answer]에서 이 가사를 듣고 완전히 제게 새겨벼렸죠. 이 글귀도 이 구절과 일맥상통하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과거의 나를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는 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정한 '바람직한 나'가 아니라서인거죠.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은 '미숙한 나, 실패한 나, 부족한 나'를 받아들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자기통합을 위한 노력입니다. 이건 힘들지만 평생을 통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포기란 남을 위해 자신을 버리는 것이에요.
당장은 홀가분하지만 긴 아쉬움을 남겨요. (123쪽)
이 구절을 읽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동안 타인을 향한 오기로 포기했던 것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나...
저도 이제는 약아져서 더 이상 이렇게 하지 않아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내 부정적인 감정은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
이것으로 인해 내리는 결정은 누구를 다치게 하는가.
항상 자신을 향한 현명한 결정을 내리셨으면 합니다.
남들과 달라지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평범함을 배우기 싫은 것뿐이죠. (147쪽)
이 글을 읽으며 '이건 완전 난데?' 했습니다. 저 좀 별나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좀 피곤하고 힘들었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졌지만요.
맞아요. 전 평범함을 배울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평범해지기 싫었거든요. 평범해지기 싫었다기보다는, 그냥 내가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습니다. 나다운 게 뭔지 궁금했을 뿐이에요. 그렇게 살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쉽진 않았어요. 그동안 많이 두려웠는데, 이제는 많이 좋아졌고, 이 구절을 읽고 더더더 두려워하지 않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자기만의 무대를 찾으세요.
그 무대 위로 올라가 자기만의 색깔을 뽐내세요. (145쪽)
이 구절은 요즘 제 테마입니다.
'나만의 무대'.. 그게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하지만 전 지금 제 나름대로 제 무대 데뷔를 위해 준비하고 있답니다. 준비하면서 계속 그려가고 있어요.
진짜 무대 위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여러분도 자신의 무대를 기획하고, 그 무대 데뷔를 위해 달려가셨으면 합니다.
- '당신의 무대' 데뷔를 응원하며 ... [Born singer] by BTS https://yuncrates.tistory.com/63
이 책은 작고, 얇고, 글자도 많지 않습니다. 예쁜 일러스트가 매 에피소드마다 있어요. 그래서 쉽게 휘리릭 읽을수도 있고, 매 구절마다 생각하면서 읽을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 안의 여러가지를 꺼낼 수 있어요. 그래서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기도문이 생겼습니다.
'제게 고백할 용기를 주세요. 눈물을 흘릴 수 있어요. 그렇지만 부끄럽게 느끼지 않게 해주세요..'
제 기도가 이루어지길 또 기도드립니다.
여러분의 공감과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힘과 도움이 된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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