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당신과 함께 할 내가 있어요.. [옵션B] by 셰릴 샌드버그

윤크라테스 2019. 4. 11. 09:36

[옵션B] - 셰릴 샌드버그

 

얼마 전 셰릴 샌드버그의 [린인]을 읽고 좋아서 그녀의 강연 동영상을 찾다가 "옵션B"라는 강연을 우연히 찾게 되었습니다. 

    (관련 포스트: 우리 삶에 달려들어요, 우린 그럴 자격이 있어요.. [린 인])

 

대학 졸업 축하의 연사로서의 강연이었습니다. 원래 보려던 Ted에서의 강연을 보지 않고 옵션B에 대한 강연을 먼저 보게 되었죠. 여기서 말하는 '옵션B'란 말 그대로 내가 원하는 '옵션A'를 가질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해야 할 '옵션B'를 의미합니다. 

 

셰릴 샌드버그는 처음에 졸업을 축하하는 여러 가벼운 이야기를 하다가, 남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옵션B'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듣다가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나 자신만만하고 다 가진 멋진 커리어우먼으로서의 이야기인 [린인]을 읽은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셰릴 샌드버그는 [린인]에서 남편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행복한 모습이었고, 그 에너지로 세상을 헤쳐나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난 건지 너무 궁금해 [옵션B]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약간 두께가 있어서 어떨까.. 부담되었는데, 책을 집어들자마자 빨려들듯이 읽어나갔습니다.

 

 

그녀가 쓴 [린 인]과 [옵션 B]를 통해 느낀 점은, 그녀는 매우 열정적이고 솔직하고 감성적인 사람이 분명한 것 같았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슬픔과 두려움, 죽은 남편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 아이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 자신을 돌봐 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가 그대로 제게 전해져왔습니다. 책을 읽으며 눈물을 훔친 적도 여러번이었죠.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어떠한 형태의 죽음이든 갑작스럽지 않은 것이 없구나.

누군가가 떠난 후 남은 사람들의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등등... 삶과 죽음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처음 제 마음을 두드렸던 구절은 이렇습니다.

 

내가 여전히 살아 있는데도 죽은 사람처럼 살지 않게 해주소서. (57쪽)

- [옵션B]

그녀를 보며 느꼈습니다. 내 주변에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고, 내게 의지하는 사람들이 내가 가장 힘들어 삶을 포기할지도 모를 그 때에는 나를 살게 하는구나.. 하고요. 그와 함께 어렸을 때 들었던 부모님의 '너희들 때문에...'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 때에는 그 말씀이 짐으로 느껴졌는데, 이제는 '아.. 우리들 때문에 사셨다는 말씀이었구나..' 이렇게 해석이 되더군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 나 역시 몰라. 하지만 그 과정을 너 혼자 겪게 하지는 않을거야. 그 과정을 걷는 걸음마다 내가 함께 있어줄게. (63쪽)

- [옵션B]

이 구절을 읽고 아예 울어버렸습니다. 제가 너무 원하는 말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도 정말 원하는 말이 이거다 싶었습니다. 

 

'내가 다 해결해 줄게'가 아니라 '함께 있어줄게..'

 

때로는 문제 자체는 아무 문제가 아닐 경우도 많습니다. 진짜 문제는 그 상황 속에서 '혼자인가, 아니면 누군가와 함께인가' 일수도 있습니다.

 

 

 

 

 

완벽함을 목표로 삼을 필요는 없다.
자기 능력을 늘 믿을 필요는 없다.
자신이 약간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고 믿고,
점점 더 기여의 양을 늘릴 수 있다고 믿으면 된다. (96쪽)

- [옵션B]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전적으로 의지하던 남편이 떠난 후 그녀는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예전같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떤 공간에 있던 존재하는 자체가 그녀에게는 고통과 같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그녀 자신을 이렇게 스스로 추스르고 위로했습니다. 

 

물론 직장 상사인 마크 주커버그와 그녀에게 호의적인 직장 분위기가 그녀의 회복을 전폭 지원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고난과 고통을 당하는 개인의 회복탄력성을 위한 조직, 사회 등의 공동체에 대해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위기를 극복할 힘을 함께 구축하는 법'이라는 챕터를 아예 따로 두기도 할 정도이니까요.

 

우리는 대개 희망이란 개개인이 머리와 마음에 간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힘을 합해 희망을 쌓을 수 있으며, 개개인은 공유 정체성을 구축해 과거와 더 밝은 미래를 공유하는 집단을 형성할 수 있다. (177쪽)

사람들이 회복탄력성을 함께 구축할 경우 개개인은 더욱 강해지며, 장애를 뛰어넘고 역경을 예방할 수 있는 공동체를 형성하게 된다. 집단 회복탄력성은 단순히 희망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서 공동체의 경험과 서사와 정신력을 공유할 때 불붙는다. (180쪽)

우리는 자신의 인간성, 즉 살아가려는 의지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타인과의 유대관계에서 찾는다. (193쪽)

- [옵션B]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과 고난을 보면서 '충분이 일어날 수 있겠다' 생각하지만, 정작 그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리라는 생각은 잘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삶에서 어떤 사건을 겪으면 그 일이 나에게만 일어나는 것 같고, 그 사건이 내게 너무 가혹한 것 같고, 이 힘든 시간이 결코 끝나지 않을거라 생각하게 되어 자신을 더욱 더 큰 고통 속으로 밀어넣게 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저도 물론 이런 일들을 여러 번 겪었죠. 이 책을 읽으며, '다른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내게도 일어날 수 있다'라고 정말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어쨌거나 옵션B의 삶을 힘껏 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173쪽)

- [옵션B]

누구나 인생에서 항상 옵션A를 누리며 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듯이 아무리 옵션A를 갖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그럴 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옵션B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작은 일을 하며 행복을 느끼게 되길 기다리지 말고, 자신에게 행복을 안겨줄 작은 일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 (138쪽)

즐거운 순간을 포착하고 누리려면 노력해야 한다. (140쪽)

- [옵션B]

때로는 힘든 상황 속에서 자신을 추스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겠다는 그 마음이 가장 큰 용기라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외상 후 성장'을 하게 되고요. 저자가 인용한 이 격언 속의 사람처럼 말입니다. 

내가 추락해야 한다면 추락하게 하소서.
내가 되려는 사람이 나를 잡을 터이니. (111쪽)

- [옵션B]

 


어떤 상황을 만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을 열심히 살아가는 나, 그리고 우리.

 

상실의 슬픔을 충분히 누리게 하고 

그들이 다시 옵션B를 선택해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내게 하는

사랑이 가득한 공동체.

 

이렇게 된다면 보다 힘들어도 살만한 세상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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