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전공 중년아미의 BTS이야기

방탄의 노래 듣는 법

윤크라테스 2019. 4. 23. 09:22

가사를 보면서 생각해요.

'그 때 이런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있었구나.'

 

곡을 들으며 느껴요.

'그 때  이런 감정이었구나.'

'사람들에게 이런 모습으로 보여지고 싶었구나.'

 

방탄의 노래를 보면 가사와 곡의 분위기가 다르게 가는 경우를 종종 발견합니다. 그들의 생각과 느낌은 그렇지만, 사람들에게는 다르게 보여줘야 할 때일거라 생각합니다. 마치 가면을 쓰듯이요. 사람들의 기대를 잠깐 깨는 건 새로운 시도가 되겠지만, 그들에게 기대하는 모습에서 너무 많이 벗어나는 건 모험일 겁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기대를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슬프고 힘들고 좌절감 든다고 해서 항상 축 쳐져서 '죽을 것 같아, 날 도와줘' 이렇게 말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게 하면 제 주위에 남아 있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러니까 우리는 이렇게 합니다. 힘들지만 이 악물고 "괜찮아요, 좀 힘들긴 하지만" 이렇게요.

 

아미들은 방탄의 노래를 단지 좋다, 나쁘다 이렇게만 듣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사에서 그들의 생각을, 다른 여러 요소에서 그들의 감정을 이해합니다. 그러니 서로 공유가 되는 거겠죠.

 

방탄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더욱 다양한 시도를 하기를 바랍니다. 비평가들은 이 곡의 형식이 어떻고, 예전에 비해서 어떻고.. 이렇게 평을 하겠지만, 아미들은 그렇게 듣지 않을 거라 확신합니다. 

 

지금 방탄은 저런 생각을 하는구나

지금 저들은 저런 인생의 과업을 해결하고 있구나

그래서 저런 느낌과 저런 감정을 가지고 있구나

 

아미들은 이렇게 공감하며 자신의 삶과 비추어 볼 겁니다. 있는 그대로 공감하면 모든 곡이 의미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의 모든 생각과 감정은 그 자체로 소중한 거니까요.

 

 

 

 

방탄이 오래 가기 위해서는 '방탄소년단'이라는 정체성이 그들이 하고 싶은 모든 것을 계속해서 포용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이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할 수 있을 때까지 그들은 함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든 '이래도 방탄이야, 저래도 방탄이야' 하는 거죠. 지금 아미들이 하는 것처럼요. 방탄이 지금까지 그래왔듯 그들이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하고, 때로는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는 것이 자연스럽기를 바랍니다. 

 

바꾸어 말하면..

'방탄은 이래야 해'

'이런 모습은 방탄이 아니야'

'이런 음악, 이런 퍼포먼스는 방탄스럽지 않아'

하는 순간 방탄은 더이상 유지되기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살아가는 모든 것을 어떻게 표현하든, 사람이 살아가고 성장하며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듯이, 그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한 방탄은 지속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아미들 또한 그 폭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거겠죠.

 

그들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방탄을 보듯 그런 시각과 마음가짐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다면, 내 소중한 사람들을 봐 줄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다.. 

 

이렇게요. 나도 그렇고, 그들도 그렇고 뭔가를 잘 해서가 아니라 뭔가를 성취해서가 아니라 그냥 존재 자체를 사랑스럽게 여기고, 시도하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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