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이야기

응원이 고마운.. 이정은씨 @ 대화의 희열

윤크라테스 2019. 7. 26. 09:00

 

[대화의 희열]에서 이정은씨의 에피소드에 대한 뉴스 기사를 보고 실제 어떤 내용이었을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기사에서 매우 인상 깊었던 내용은 [미스터 선샤인]에 대한 이야기 중 '다음 세대에 대한 애틋한 마음'에 대한 언급 때문이었습니다. 중년의 나이 때문이라고 할수도 있지만, 중년의 나이인 모든 사람이 이런 마음을 가지진 않기 때문에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1. 45세 방송 데뷔... 40대, 결코 늦지 않다

연기하는 것이 좋아서 시작한 길이었지만 쉽지는 않았던 과정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연기를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45세에 방송에 데뷔해서 단 몇 년만에 소위 '대세 배우'가 된 것이니 20년 이상의 기간이 있었던 겁니다. 그 과정에 대해 '지금의 얼굴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표현해서 뭉클했습니다. 

 

이정은씨의 그 날 이야기를 들어보면 꼭 성공하지 않아도, 뜨지 않아도 괜찮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평생 할 마음이 있었고, 어떤 방식으로든 그것을 지속할 수 있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갖춰놓으신 것 같았습니다. 연기를 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지만, 뜨고 유명해지는 것은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없는 것임을 잘 아시는 것 같았습니다. 

 

저랑 비슷한 나이에서야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다고 하는 것에 위로가 된다고나 할까요.. 용기를 얻게 된다고나 할까요.. 제 경우에도.. 제가 좋아하는 일과 돈(등의 결과물)이 저절로 연계되기 전까지는 굳이 엮으려 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일, 평생을 하고 싶은 일을 좀 더 구체화시켜야겠다는 것, 그리고 살아가는 동안 그것을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 대충이란 없다... 진지하게 노력하며 살자

옥자 목소리 역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에피소드처럼 어떤 새롭거나 특이한 역을 맡았을 때의 에피소드에서 '역시~'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일도 그냥 하지 않더군요. 자신에게 오는 역을 분석하고 해석해서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이런 일입니다. 자신의 몸에 있는 다양한 정보 수집 채널을 통해 정보를 흡수해서 자신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자기 안에서 변형해서, 그것을 어떻게 내보낼지 결정합니다. 이것은 오직 '그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대단하다, 위대하다, 독특하다, 고유하다.. 이런 여러가지 표현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게 분석하고 해석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바로 '창작과 창조'의 과정입니다. 뭔가 창의적인 일을 하시는 분들은 모두 이런 과정을 거치시는 것을 거치는 것은 당연하고, 그 과정에 자신만의 방식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남들이 하는 것처럼 대충, 쉽게 하면 시간과 노력을 덜 들이는 것 같으니까 당장은 이득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긴 시간을 두고 보면 그것만큼 손해가 없습니다. 자신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남지를 않으니까요. 이 분과 같은 노력하고 진지한 삶을 사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대할 때마다 생각하게 됩니다. 노력하자, 진지하자... 그게 남는 거다.. 이렇게요. 노력하고 진지한 삶을 사는 게 자신의 삶에서 가장 큰 성공이자 성취일 수 있겠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3. 사람 사는 건 다 같다... 나에 대해 애틋하고 따뜻한 마음을 갖자

누구인들 자신이 100% 만족스러울 수 있을까요? 남들이 보기에는 이제는 떴고, 대세 배우라고 하지만 스스로 바라보는 자신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녀는 배우라는 직업의 특징 때문에 그런저런 비교와 한계를 더 많이 느꼈을 것 같습니다. 밖에서 보는 배우라는 직업은 어린 나이에 뜨지 않으면 지속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안에 있다면 그와 관련된 불안감과 두려움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어느 직업이든 불안하긴 마찬가지지만, 연예계 관련 일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최근까지의 삶을 담담히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그녀는 자신을 매우 사랑하고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음이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사랑과 사랑하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꾸준히 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녀가 인용한 '잘 난 것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잘 사는 것은 너 하기 나름'이라는 [눈이 부시게]의 대사처럼 그렇게 지금까지 버텨왔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생각하게 됩니다. 겉으로 보기에 '저 사람이 뭔 걱정이 있겠어.. 저렇게 잘 나가는데.. 원래 잘 나갈 사람이었겠지..' 이렇게 당연하게 보이지만, 정작 당사자들에게는 당연한 게 아무것도 없었음을 알게 됩니다. 나 빼고는 다들 멋진 계획을 세우고, 그것이 아무런 오차없이 마음 먹은대로 착착 진행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또한 우연한 일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고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은 저와 마찬가지입니다. 사람 사는 것은 다 같은 것임을 조금씩 더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분의 방송을 본 덕에 보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깜빡 잊고 있었던 [눈이 부시게]를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그 드라마에서도 그녀는 그냥 우리 동네 아줌마 같더군요. '잘 난 것과 잘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 시어머니가 자신을 못 알아봐도 '내가 알아보면 되지' 이런 대사를 그렇게 찰떡같이 하실 수 있는 것은.. 아마도 그녀의 마음이 애틋함과 사랑으로 가득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랑이 사람을 살린다, 사랑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면 '흔해 빠진 이야기'라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흔하다, 많다고 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한다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는 것은 그 말이 진실이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이정은씨의 이야기,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감정과 마음은 참 따뜻했고, 사랑이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보는 제게 큰 응원이 되었습니다. 

 

 

관련 글: '산다는 게 뭔가' 싶을 때엔.. [눈이 부시게]

 

 

https://youtu.be/kf6MmDMr_hM

대회의 희열, 이정은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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