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방탄소년단의 [Whalien 52]라는 곡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며칠 전 우연히 접하게 된 곡이고, 요즘 매일 계속 반복해서 듣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듣고 있는 것 같아요.
이 노래는 다른 고래들과 다른 주파수를 내는 어느 고래의 이야기입니다.
혹시 무리 속에 있으면서도 문득 사무치게 외로운 느낌을 가진 적 있으세요? 저는 가끔씩 그런 느낌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이런 외로움은 누구를 만나서 해결될 그런 성격의 외로움이 아니더군요. 그 느낌을 빨리 벗어나고 싶은데... 실은 방법이 없습니다. 그 순간을 오롯이 견디는 것 밖에는요.
여기 가사처럼 아무리 소리쳐도 닿지 않아서 사무치게 외로워 조용히 입을 다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이 때 이런 마음은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워서 자칫 잘못 이야기하면 오해받고 오히려 상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온전히 내 안에 다시 침잠하게 됩니다.
헤르츠(주파수).. 내 노래.. 내 목소리...
여기서는 다 같은 의미입니다. 온전한 자기 자신을 의미하는 여러 표현입니다.
사람들은 모두가 자신만의 주파수가 있어요. 자기 목소리가 있고, 자기 생각이 있습니다. 우리가 문득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외로움, 세상과의 이질감을 느낀다면 이건 아마도 잠시 잊고 있던 자신의 주파수를 자각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보통은 그 외로움과 이질감이 낯설고, 또 내가 속한 그 무리에서 멀어질까 두려워 잠시 자각했던 그 주파수를 지워버리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내 목소리를 냈을 때 만나는 거친 반응과 조소는 내게 상처가 되고 거대한 벽으로 느껴집니다. 여기서는 다시 침잠하는 깊은 바다, '심연'이라고도 하는데요.. 심연.. 깜깜한 바다는 벽으로 느껴지지만, 실은 진짜 벽이 아닙니다. 막혀 있는 것처럼, 갇힌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우린 움직일 수 있고, 수면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내가 수면을 향해 가겠다고 마음을 먹고, 용기만 내면 말이에요.
저는 이 노래를 들으며 좀 슬펐습니다. RM의 랩에서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바다는 푸르다, 멀리 힘껏 네 목소리를 내라'고 하셨는데, 저는 자라오면서 그런 피드백을 잘 받아보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거든요.
제가 좀 특이해 보이면, 주변의 반응은.... '넌 왜 이렇게 별나냐.. 평범하게 살아라.. 평범한 게 제일 좋은 거다.. 그저 다른 사람들과 같은 목소리를 내라, 그게 안 되면 적어도 비슷하게라도 내라..' 이런 주문들이었던 것 같아요. '네 목소리를 힘껏 내!, 네 모습으로 당당하게 멋지게 살아!' 이런 메시지를 받아본 기억이 잘 나질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과 다르면 안 된다, 마찰을 일으키지 말아라 이런 주문에 항상 전전긍긍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게 잘 안 돼서 지금까지 많이 힘들었고, 결국엔 남들하게 비슷하게 안 되는 저를 깨닫고 받아들인 후로는 그냥 제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마음은 한결 편안하고 즐거워졌고요. 그래서 이 노래를 들으며 마음이 많이 아프고 또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 제가 지나온 시간들이 생각나서요.
그리고 '교육'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뭘까? 저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들이 듣고 싶은 목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내는 자신만의 특이한 목소리를요.
내가 너의 목소리를 듣고 있어.
그래서 그 깊은 심연에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는 아이들에게 그 바다가 벽이 아님을 알게 하는 겁니다. 어른인 내가 그 아이들을 직접 끌고 나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위에 수면이 있고, 그 위에 하늘이 있어.
지금 여기 깜깜해 보이지만, 이건 벽이 아니야. 너는 갇힌 게 아니야.
한뼘만 움직여 봐. 움직일 수 있어.
조금 더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이런 것을 알게 해주는 게 어른이 아이들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여기 나오는 이 고래는 자기만 다른 고래들과 다른 주파수를 내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모두가 각자 가지고 있던 자신만의 고유한 헤르츠를 어떻게 하고 다들 비슷한 주파수를 내게 되는 걸까요? 각자가 가지고 있던 자신의 고유한 주파수를 왜 잊어버리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왜 조금 다른 주파수를 내는 고래를 불편해 하고 못견뎌 하고 미워하게 되는 걸까요? 우리는 각자 자신의 주파수를 다시 찾을수는 없는 걸까요?
다른 주파수를 알아보기 위해 내가 꼭 그 사람과 같은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너와 내가 내는 소리가 달라도 우리는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자는 자신의 주파수 안에서 평안을 이룰 수 있고, 나도 편안하고 상대도 자신의 주파수 안에서 즐거운 가운데 께 공존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모두가 원하는 세상의 모습이 아닐까요?
여기 우리의 고래는 아직은 자신의 노래를 알아봐 줄 이를 만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자신의 노래를 부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방탄 고래들은 아미와 만났고, 서로는 서로의 노래를 들어주고, 계속 그 헤르츠를 키워나갔습니다. 이제는 지구를 덮었죠.
보통은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느끼면 노래를 멈추고 맙니다. 그러다 보면 노래하는 법을 잊어버리게 되는거죠.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나는 계속 노래해.
언젠가 내 노래를 들을 사람을 만나게 되겠지.
그 때까지 그 이후로도 나는 계속 노래해.
방탄은 가수니까 노래를 부를 겁니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할 방법이 분명히 있습니다.
요즘에 블로그나 유튜브 등의 온라인 플랫폼이 있다는 건 참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자신의 어떤 창작물들을 계속 쌓아갈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각자가 쌓아가는 자신의 창작물이 바로 방탄 고래들이 하는 지구 반대편까지 계속 무전을 쏘아올리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이 노래를 들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버티자.
끝까지 생각하자.
생각을 멈추지 말자.
계속 창작하고 계속 행동하자.
내 숨이 다 하는 그 날까지.
Whalien 52
방탄소년단
The most lonely creature in the world, eh
Do you wanna know my story?
I never told this to anybody
Yeah, come on
이 넓은 바다 그 한가운데
한 마리 고래가 나즈막히 외롭게 말을 해
아무리 소리쳐도 닿지 않는 게
사무치게 외로워 조용히 입 다무네
아무렴 어때 뭐가 됐던
이젠 뭐 I don’t care
외로움이란 녀석만 내 곁에서 머물 때
온전히 혼자가 돼
외로이 채우는 자물쇠
누군 말해 새끼 연예인 다 됐네
Oh fuck that 그래 뭐 어때 누군가 곁에
머물 수 없다 한대도 그걸로 족해
날 향해 쉽게 얘기하는 이 말은 곧 벽이 돼
외로움조차 니들 눈엔 척이 돼
그 벽에 갇혀서
내 숨이 막혀도
저 수면 위를 향해
Hey oh oh hey oh yeah
Lonely lonely lonely whale
이렇게 혼자 노래불러
외딴 섬 같은 나도
밝게 빛날 수 있을까
Lonely lonely lonely whale
이렇게 또 한 번 불러봐
대답 없는 이 노래가
내일에 닿을 때까지
No more no more baby
No more no more
끝없는 무전 하나
언젠가 닿을 거야
저기 지구 반대편까지 다
No more no more baby
No more no more
눈먼 고래들조차
날 볼 수 있을 거야
오늘도 다시 노래하지 나
세상은 절대로 몰라
내가 얼마나 슬픈지를
내 아픔은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
그저 난 수면 위에서만
숨을 쉴 때 관심 끝
외로운 바닷속 꼬마
나도 알리고 싶네
내 가치를 Everyday
걱정의 멀미를 해 늘 스티커는 귀 밑에
Never end 왜 끝은 없고 매번 hell
시간이 가도 차가운 심연 속의
Neverland
But 늘 생각해 지금
새우잠 자더라도 꿈은 고래답게
다가올 큰 칭찬이 매일 춤을 추게 할거야
나답게 Ye i'm swimmin'
내 미래를 향해 가
저 푸른 바다와
내 헤르츠를 믿어
Hey oh oh hey oh yeah
Lonely lonely lonely whale
이렇게 혼자 노래불러
외딴 섬 같은 나도
밝게 빛날 수 있을까
Lonely lonely lonely whale
이렇게 또 한 번 불러봐
대답 없는 이 노래가
내일에 닿을 때까지
어머니는 바다가 푸르다 하셨어
멀리 힘껏 니 목소릴 내라 하셨어
그런데 어떡하죠 여긴 너무 깜깜하고
온통 다른 말을 하는
다른 고래들 뿐인데
I juss can't hold it ma
사랑한다 말하고 싶어
혼자 하는 돌림 노래
같은 악보 위를 되짚어
이 바다는 너무 깊어
그래도 난 다행인 걸
눈물 나도 아무도 모를테니
I'm a whalien
Lonely lonely lonely whale
이렇게 혼자 노래불러
외딴 섬 같은 나도
밝게 빛날 수 있을까
Lonely lonely lonely whale
이렇게 또 한 번 불러봐
대답 없는 이 노래가
내일에 닿을 때까지
No more no more baby
No more no more
끝없는 무전 하나 언젠가 닿을 거야
저기 지구 반대편까지 다
No more no more baby
No more no more
눈먼 고래들조차 난 볼 수 있을 거야
오늘도 다시 노래하지 나
이 글을 쓰다 보니, 칼 융의 개인화, 개성화가 생각났습니다. 각자가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게 멋지게 개성화된 개인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거대해질수록 멋진 개인, 멋진 어른이 더 많이 필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관련 링크: https://yuncrates.tistory.com/51, [무엇이 개인을 이렇게 만드는가].. 무엇이 당신을 이렇게 만들고 있나요?)
오늘도 멋진 어른이 되어가는 방탄소년단을,
그리고 열심히 지금을 사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공감과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힘과 도움이 된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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