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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게 뭔가' 싶을 때엔.. [눈이 부시게]

이번 휴가에 [눈이 부시게]를 몰아서 보았습니다. 이미 종영을 한지도, 큰 화제가 된지도 오랜지라 결론을 이미 아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좀 시시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기우였습니다. 12부작을 아주 엑기스로 만든 드라마였습니다. 그리고 '삶'이라는 주제를 다루는만큼 과정이 아름다운 드라마였습니다. 이제 대부분 결말도 다 아는 상황이니 결말이 포함된 좀 자유로운 소감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1. 사랑이 많은 사람 '김혜자' 극에서 주인공인 '김혜자'는 사랑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도 매우 크고 깊고, 지나가는 어떤 사람을 봐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습니다. 그녀의 사랑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자신을 포함해서 자신 앞에 있는 사람을 매우 애틋하게 바라봅니다. 그런 그녀가 실제로는 ..

거장의 삶을 살짝 엿보는 시간.. 조수미 @ 대화의 희열

[대화의 희열]을 참 좋아합니다. 처음 이 프로가 기획될 당시 관련 기사를 기억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담당 작가가 유희열씨를 두고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이유가 "유희열씨가 잘 생겨서"라고 했었습니다. 너무 재밌는데.. '아니다'고 말할수는 없겠더군요. 저도 유희열씨 팬이거든요. 이 프로그램은 시즌1도 좋았지만 시즌2에 와서 더 깊이가 있어지고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연배가 좀 있으신 게스트들의 경우, 그 분들의 지나온 삶을 잘 조명해주어서 이 내용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또 깊이 감동을 받습니다. 성악가 조수미씨의 에피소드도 그렇습니다. 1. 세계 최고라는 멋진 삶과 그것을 받치는 신성한 일상 언젠가부터 '일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에 대한 인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자신의 ..

사람 이야기 2019.07.22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Reset] by 이적

이 노래 한 번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신나면서도 또 용기를 주는 곡입니다. https://youtu.be/Ug0M6SFfqQ8 유희열씨가 만들고 이적씨가 부른 [Reset]입니다. 열심히 제 갈 길 가겠다는, 각자 제 갈 길 가자는 노래인데, 제목이 리셋입니다. 노래를 만든 사람도 부르는 사람도 이제 40대이다보니 그냥 시작이나 전진이 아니라 그 앞에 '새로운'이 붙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40여 년의 기간 동안 왔던 길이 있었는데, 지금쯤 어느 지점에 와서 다시 자신을 보는 것입니다. 조금씩 나를 잃어 가고 있어 여기가 난 어딘지 모르겠어 자 떠나야 해 길을 나서야 해 어딜 향해 가는지 몰라도 어느 때이건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 분명한 때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바라는 자체가 욕심인..

나도 60대엔 이렇게.. 유시민 작가님 @ 김현정의 뉴스쇼

유시민 작가님은 제가 좋아하는 분입니다. 이 분이 한창 정치를 하실 때에는 제가 정치와 사회에 너무 무지하고 또 소견이 편협해서 이 분이 하시는 말씀의 메시지보다는 날이 선 에너지에 질려 했습니다. 그래서 이 분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제대로 들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에서 마법처럼 작가님의 글쓰기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이 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예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참 생경했습니다. '원래 이런 분이었나...?' 하는 생각을 한동안 했었습니다. 그러다 이제는 팬이 되었습니다. 작가님의 강연도 강연이지만, [알쓸신잡]처럼 여행 프로그램도 무척 좋아합니다. 언젠가 '사람을 잘 알고 싶다면 함께 여행을 하라'는 말을 들은 적 있었습..

사람 이야기 2019.07.18

[나만 잘하면 돼] by 정재형

한동안 정재형씨의 피아노곡을 많이 듣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음악을 듣지 않을 때도 있고, 다른 분들의 곡을 듣기도 하고.. 그러면서 잠깐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이 분이 방송인으로 나오시면 완전 가볍고 즐거운 모습으로.. 때로는 살짝 변태(?) 컨셉도 거부하지 않으셔서 가끔 이 분의 음악과 방송인으로서의 모습이 매칭이 안 될 때도 있습니다. 우연히 이 분의 인터뷰 영상을 봤습니다. 자존감, 자기사랑, 자기수용에 대한 이야기가 완전히 엑기스처럼 녹아 있습니다. https://youtu.be/Gv4JIZ_XclY 대학교 때 작곡과인데 클래식을 하지 않고 대중가요 하는 것에 대해 교수님의 질타를 듣고 마음 상했을 때 작곡가 김형석씨가 했던 코멘트가 인상 깊었고요.. "남의 이야기에 왜 그렇게 신경을 쓰냐? 너..

사람 이야기 2019.07.17

[건투를 빈다: 김어준의 정면돌파 매뉴얼] by 김어준

김어준 총수의 [행복론]에 대한 강의에서 이 책이 언급되었습니다. 당연히! 궁금해서 읽어보았습니다. 자그마치 2008년에 나온 책이고, 그 다음 해에 8쇄를 당당히 찍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나, 가족, 친구, 직장, 연인' 5가지 카테고리로 나뉜 상담록입니다. 저는 '나'라는 주제에 꽂혔습니다. 총수에게 상담을 요청한 사람들은 20대인데, 저는 그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데도 읽으면서 격하게 공감할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 다음의 내용이 정말 크게 다가왔습니다. 당장은 이것부터 명심하시라. "당신만 각별하진 않다는 거." 두둥!!! 지금까지 저는 반대로 여기고 살아왔기에, 이 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자신의 상황만이 각별하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자존감이 무르다는 방증이다. 자존감이 든든한 자는 자..

책이야기 2019.07.16

나.. 바쁜건가? 생산적인건가? 효율적인건가? .. [결단] by 롭 무어

[결단] by 롭 무어 갑자기 바쁜 것에 대한 회의가 물 밀듯이 몰려올 때 이 질문을 맞이했습니다. 바쁜가? 생산적인가? 효율적인가? 바쁜 것이 싫었습니다. 바쁘기 때문에 밥을 먹을 때 좀 더 정성을 들이지 못하고, 방이 어지러운데 치워야겠다는 마음을 먹지 못하고, 좋아하는 라디오를 편하게 들을 수 없고, 천천히 걸을 수 없고... 일상 속 작은 것을 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빠서 도대체 난 뭘 하려는 것인지, 무엇을 이룬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쁘다는 건 열심히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생산적이라는 건 가장 중요한 일을 끝낸다는 뜻이다. 효율적이라는 건 최단시간 내에 중요한 일을 끝낸다는 뜻이다. 이런 차이를 알고, 자기 자신을 알면 덜 바빠지지만 효율성은 높아진다. 잘못된 ..

책이야기 2019.07.15

내가 내 경험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하는 이유에 대하여

오랜만에 이력서를 쓰려다보니 빈 공백이 특히나 많아 보입니다. 예전에도 가끔 이런 공백이 신경이 쓰였는데, 나이가 많아지다보니 더 신경이 쓰입니다. 나는 참 열심히 살았고, 노력 많이 했는데.... 내 삶엔 빈틈이라곤 없었는데, 도대체 문서상의 이 공백은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서류에 기록될 수 없는 내용들이 좀 많긴 하지만, 제 삶엔 공백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서에 표현할 수 없는 그 기간을 왜 저는 공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요? 그 기간 동안 했던 경험들이 지금 시점에 돈이나 지위로 환산되었다면.. 그래도 그 기간을 공백이라고 여겼을까? 라는 질문에.. '아마 아닐 것 같다.'는 답이 떠오르는 것을 보며, 제가 왜 공백이라고 생각했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이런..

나에 대한 평가를 멈추면 편해진다고 하는 이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처음에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라고 했을 때에는 '내가 무엇을 하든 다 잘한다고 생각해야 하는거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거부감이 살짝 일었습니다. 제가 잘 하는 것도 있고 못 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분명히 더 나아져야 할 점도 있을 것인데, 무조건 잘 한다고 어떻게 생각하지? 그러다가 그냥 그 자리에서 정체되는 거 아냐? 자기합리화 하란 말인가? 이런 의문에서 오는 거부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 대한 어떤 것을 '인정'함과 동시에 '평가'로 바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게 너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니까 미처 알아차리지도 못했습니..

일상이 생각보다 잘 굴러가는 이유

다른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시간, 예를 들자면 이른 아침에 학교를 가면 여기저기 청소하시는 분들을 뵙게 됩니다. 건물 밖에서는 길에 떨어진 낙엽을 쓸어내시고, 쓰레기를 치우십니다. 건물 안에서는 간밤에 쌓인 쓰레기를 수거하시고, 화장실을 청소하시고, 도서관의 경우에는 책상과 각종 틀을 모두 닦으십니다. 또 복도를 청소하십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공부하다 보면 학교가 제 방보다 더 깨끗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ㅜㅜ 이렇게 한번 그 분들을 인식하게 되자, 이제는 낮에도 학생들 틈에서도 자연스레 그 분들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주로 공부하는 건물에서 청소하시는 분과는 서로 알기에 인사를 나누고, 종종 말씀을 나누기도 합니다. 전에는 이런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청소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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